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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뚜로 보는 세상 세상이 너무 각박하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보다 색안경을 끼고 보는 듯하다. 왜 그럴까. 대다수가 그렇게 생각하기에 꼬집어 탓하기도 어렵다. 수긍하자니 떨떠름하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진실이 묻혀지게 된다. 대신 거짓이 위세를 떨칠 것이다. 그 원인으로는 철학의 부재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국가든, 개인이든 자신만의 철학이 없다보니 공허함을 메울 수 없다. 점심 식사 자리에서다. 평소 입담이 좋은 교수가 말을 꺼냈다. 우리나라 최고대학에서 행정법을 가르치고 있다. “요즘 학생들이 좀 이상합니다. 선행이나, 미담기사가 나오면 그것을 그대로 보지 않습니다. 가령 로비같은 것을 하지 않았나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이것은 큰 문제입니다.” 비단 그 대학의 학생 뿐이겠는가. 사회 밑바닥의 인식에서 비.. 2010. 8. 31.
거짓말 옛적 시골에서 여유가 있으면 자식들을 도회지로 유학 보냈다. 끼니도 해결하기 어려운 때여서 유학생은 선망의 대상이 됐다. 부모의 기대가 크다 보니까 속이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내가 자란 고향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가짜 대학생 사건이다. 연로한 부모는 그 아들이 명문대에 들어갔다며 연신 자랑했다. 아들은 부모를 감쪽같이 속였다. 그는 항상 서울 명문 K대 배지를 달고 다녔다. 고향에 내려와선 한껏 폼을 잡기도 했다. 어느 누구도 눈치를 못 챘다. 너무 당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짓말을 하면 꼬리가 잡히는 법. 몇 년 후 그의 친척이 같은 대학에 들어갔다. 거기서 들통이 났다. 학적부에 없는 가짜 대학생 이었던 것이다. 그는 지금 거의 폐인이 되다시피 했다. 형제들과도 연락을 끊고 산다고 한다. 거.. 2010. 8. 30.
어느 검사의 신념 오래된 얘기다. 한 검사가 욕을 많이 먹었다. 우리나라 최고 고교와 대학을 나온 분이다. 그런 만큼 엘리트 의식도 강했다. 그가 욕을 들은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을 만나주지 않았다. 따라서 민원이 통할 리도 없었다. 고교 친구를 비롯 누구의 청도 들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검사는 그래야 된다.”는 그만의 신념 때문이었다. 차관까지 지냈는데 변함이 없었다는 전언이다. “검사는 밤에 사람을 만나면 안 된다. 또 문제가 있어 보이는 사람은 세 번 이상 만나지 말라.” 그가 입버릇처럼 말했다. 구설수에 오르는 것을 미리 차단하자는 의도에서 그랬을 터. 그에게 사람이 꼬이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그는 외롭게 검사생활을 했다. 물론 그 자신도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퇴직한 뒤 변호사로서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후문.. 2010. 8. 27.
구차하겐 살지 말자 한 친구가 흥분한다. “내가 저한테 해준 것이 얼마인데.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아주 못된 친구야.” 섭섭한 마음에 마구 쏘아댄다. 한마디로 배신을 당했다는 얘기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어려울 때 도움을 주었건만 모르는 체 한다는 것이다. 사람인 이상 서운하지 않을 리 없다. 괘씸하기도 할 터이다. 개구리 올챙이적 시절 모른다고,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누군가에게 잘해 줄 때는 기대하는 바가 아주 없진 않을 것이다. 받는 사람 역시 모를 리 없다. 이심전심인 셈이다. 그래서 빚지고는 못 산다고 하지 않던가. 조금이라도 갚아야 내 마음이 편해진다.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궁극적인 주체는 바로 ‘나’라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준 것만 생각하면 치사해지기 쉽다. .. 2010.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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