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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쿠팡 김범석 창업자 문제 있다

by 남자의 속마음 2021.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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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을 혁신기업으로 평가한 바 있다. 기업 이미지도 비교적 좋았다. 아이디어 하나로 일으킨 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 같은 평가를 접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창업자인 김범석의 석연치 않은 행동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경영은 사실상 손을 떼겠다고 한다.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얘기와 다름 없다. 국내에서 무슨 일이 터져도 김범석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구조다.

그 출발점은 지난 17일이다. 이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한 날이기도 하다. 그날 공교롭게도 김범석이 쿠팡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물론 두 사안은 직접 인과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의장직 사퇴 발표는 그날 했지만 실제 사퇴는 지난달 31일 이뤄졌다는 게 쿠팡 측 해명이다. 오비이락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기의 문제가 아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범석은 한국서 태어났지만 미국인이나 마찬가지다. 미국 국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한국에서 기업 경영에 성공한 뒤, 한국 쿠팡의 책임지는 위치에서 물러나겠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김 의장은 한국 쿠팡㈜의 지분 100%를 가진 쿠팡 아이엔씨(Inc.)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하기로 했다. 권한은 갖되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꼼수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난해 3월 심야 배송 도중 사망한 경기 안산1캠프 계약직 배송 기사부터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희생된 고(故) 김동식 소방령까지 1년 3개월여 동안 쿠팡과 관련해 10명이 숨졌다. 김범석이 미국에 본사가 있는 쿠팡 아이엔씨 의장 등만 맡을 경우 국내서 일어난 사고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게 된다. 그것을 노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

때문인지 몰라도 소비자들이 쿠팡 저격에 나섰다. 말하자면 불매운동 같은. 화가 난 소비자들이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쿠팡탈퇴’ 운동을 벌이고 있다. 트위터, 인스타그램,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쿠팡탈퇴’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쿠팡 탈퇴 방법을 공유하거나 탈퇴를 인증하며 쿠팡 불매를 독려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 수만명이 탈퇴했다고 한다.

쿠팡도 진화에 나섰다. 민심의 불길을 잡기 위해서다. 쿠팡은 20일 강한승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숨진 김동식 소방령 유족과 직원에 대한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강 대표는 “유가족과 협의해 평생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식 소방령 장학기금’도 만들기로 했다. 이번 사고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직원들에 대해선 생계에 지장이 없게 조치하겠다고 했다. 선제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선 셈이다.

쿠팡도 오만했다는 느낌이 든다. 잘 나갈수록 더 잘 했어야 하는데 김범석부터 이미지를 구겼다. 먹튀 인상도 지울 수 없다. 최고 경영자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쿠팡이 국민들로부터 더욱 사랑을 받으려면 윤리경영도 강화해야 한다. 김범석 의장의 사퇴는 재고하는 게 마땅하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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