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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

72전 73기 성유진, 롯데 오픈서 우승했다

by 남자의 속마음 2022.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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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오픈이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에서 열려 4일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성유진(22)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먼저 우승자에게 축하를 건넨다. 아 대회를 준비한 롯데그룹도 박수를 받을 만 하다. 눈으로 보기에도 준비가 완벽했다. 롯데 엔제리너스에 다니는 아들도 사흘간 특설매장에서 일했다. 그러다보니 더 관심을 갖고 대회를 지켜 보았다.

나는 성유진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어 보았다. 그만큼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첫날 8언더로 코스 레코드를 기록했다. 이후부터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고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대기만성형이라고 할까. 73번째 대회에 출전해 우승했기 때문이다. 2위와 4타차 우승이다. 실력이 출중했다. 이런 선수가 우승이 없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성유진은 5일 열린 KLPGA투어 롯데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 합계 15언더파 273타 '단독 1위'로 대회를 마쳤다. 2019년 KLPGA 정규 투어 데뷔 이후 72차례 대회에 출전해 우승 없이 준우승 2회를 기록했던 성유진은 이번 대회서 2위 김수지(26·11언더파 277타)를 여유 있게 따돌리며 나흘 내내 1위를 유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성유진은 매우 침착했다. 마지막 조로 출발했다. 생애 첫 우승에 도전하는 만큼 떨릴 법도 한데 흔들림이 없었다. 웃는 미소도 좋았다. 앞으로 팬층을 많이 모을 것 같다. 전날 단독 선두(13언더파 203타)로 3라운드를 마친 성유진은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2번 홀(파5)에서 약 15m 칩인 이글을 성공시켜 2위권을 5타 차로 따돌린 성유진은 우승을 확신한 듯 주먹을 들어 보이며 환호했다.

성유진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5번 홀 세 번째 벙커샷이 배수구에 떨어지는 바람에 무벌타 드롭을 했고, 이후 네 번째 샷이 홀을 크게 벗어난 뒤 두 번의 퍼트 만에 공을 홀에 넣어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하지만 성유진은 곧바로 버디를 기록하며 첫 우승에 대한 집념을 이어갔다. 6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 0.7m 옆에 붙인 뒤 버디 퍼트를 성공했고, 8번 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홀 2.3m 옆에 붙여 버디를 기록했다.

성유진은 후반에도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코스 곳곳에 해저드 등 각종 위험 요소가 숨어 있어 '곰의 지뢰밭'으로 불리는 12번 홀(파3)∼14번 홀(파5) 구간에서도 보기 없이 버디 1개를 적어내며 오히려 1타를 줄이는 침착함을 보였다. 이후 성유진은 남은 4개 홀에서 1타를 잃었지만, 3개의 파를 기록하면서 우승 상금 1억44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그렇다. 성유진처럼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면 우승도 일굴 수 있다. 성유진의 경기를 나흘 내내 시청했다.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도 붙은 만큼 향후 더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것 같다. 한국 여자 골프가 왜 강한지도 알게 되었다. 모든 선수들이 정말 잘 한다. 우리의 자랑이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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