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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검찰 중간 간부인사도 친위대로 보호막을 쳤다

by 남자의 속마음 2021.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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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25일 발표한 고검검사급 652명에 대한 인사도 검사장 인사와 다르지 않았다. 이른바 친정권 인사들은 요직에 앉히고, 정권 관련 수사를 했거나 윤석열과 가까운 검사들은 모조리 한직으로 돌렸다. 그럼 누가 수사를 한다는 말인지 묻고 싶다. 정권 관련 수사는 서로 안 하려고 피할 듯 싶다. 말하자면 보복을 당하는데 누가 수사를 하겠는가.

문재인 정권의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정권 말을 편하게 보낸 뒤 그 다음까지 기약하자는 얘기다. 나도 검찰을 오랫동안 출입했지만 이처럼 무자비한 인사는 처음 본다. 어찌보면 예상됐던 인사이기도 하다. 이 정권은 누구의 눈치도 안 본다. 자기들 멋대로 인사를 한다.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던 윤석열도 내보냈으니 거리낄 것도 없었다.

정권에 메스를 댔던 수사팀장은 모두 교체됐다. 한 명도 남지 않았다.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던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은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으로,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을 수사하던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은 대구지검 형사2부장으로 발령났다.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을 수사하던 변필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은 창원지검 인권보호관으로 이동한다. 셋다 좌천당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을 보자.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윤 전 총장을 보좌했던 김유철 원주지청장은 부산고검 검사로, 윤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특수3부장으로 함께 근무했던 양석조 대전고검 검사는 대전고검 인권보호관으로 발령났다. 신봉수 평택지청장은 서울고검 검사로, 송경호 여주지청장은 수원고검 검사로 각각 임명됐다.

반면 추미애 전 법무장관과 손발을 맞췄던 검사들은 대거 요직을 차지했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에는 추미애와 박범계의 '입' 역할을 했던 박철우 법무부 대변인이 임명됐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관내 선거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자리다. 이밖에 검찰 인사 및 예산 실무를 담당했던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은 중앙지검 4차장으로,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은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임명됐다. '채널A 사건' 수사를 담당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울산지검 차장검사로 이동한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정광수 영동지청장은 법무부 정책기획단 검사로 옮겨 사실상 영전했다.

이 같이 인사를 하면 검찰의 사기가 떨어질 것도 분명하다. 특히 권력에 대한 수사는 하지 말라는 얘기와 다름 없다. “성역을 두지 말고 수사를 하라”는 말은 교과서에나 나올 법하다. 정권이 곪아 터져도 수사를 하지 못 한다면 그 나라는 어떻게 되겠는가. 공수처가 그 역할을 담당한다고 하지만, 그것을 믿는 국민은 없다시피 하다.

문재인 정권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말로만 공정과 정의를 외쳤다. 이런 인사를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소가 웃을 일이다. 친정권 검사가 많을수록 나라의 앞날은 어두워진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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