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어떤 신문인가. 스스로가 1등이라고 자부하는 신문이다. 또 독자들도 대부분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런데 형편 없는 구석이 없지도 않다. 신문으로서 공정성을 잃었다고 할까. 정권을 비판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조선일보를 보면 한 쪽으로 너무 기울어져 있다. 기승전결 문재인 정권 때리기다. 그러다보니 억지 춘향도 많다. 나도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지만, 적어도 상식선에서 다루고 있다.
나는 조국이 트위터에 올린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누가 보더라도 조국 가족을 희화화한 그림으로 볼 수 있었다. 성매매 기사 사진에 조국 딸을 연상시키는 그림을 버젓이 올렸다. 한마디로 딱 걸렸다고 할 수 있었다. 이 대목에서는 나도 분노한다. 아버지로서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게다. 조선일보가 그 사진을 내리고 다른 그림으로 바꿨다고 한다. 그것으로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자초지종을 밝히고 책임도 물어야 한다. 적어도 1등 신문이라면.
그 과정을 한 번 보자. 조국은 23일 페이스북에 조선일보 기사 중 ‘“먼저 씻으세요” 성매매 유인해 지갑 털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언급하며 “제 딸 사진을 그림으로 바꾸어 성매매 기사에 올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기사를 쓴 기자의 이름도 언급했다. “이 그림 올린 자는 인간인가? 그림 뒤쪽에 있는 백 팩을 든 뒷모습의 남자는 나의 뒷모습(=이정헌 화백의 그림 모방)으로 보이는데, 이는 왜 실었는가?”라고 물었다.
기사에 올라온 그림은 조국의 딸 조민 씨가 모자를 쓴 채 통화하면서 걸어가는 사진과 같다. 그 뒤로 보이는 가방을 멘 남성 그림은 2019년 9월 24일 조 전 장관이 딸의 생일을 맞아 케이크를 사 들고 집으로 향하는 사진과 같다. 문제가 된 그림은 지난 2월 27일 조선일보가 서민 단국대 기생충학과 교수의 ‘조민 추적은 스토킹이 아니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내며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 내부에서 그린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조국은 잇따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조선일보에게 요구한다. 교체되기 전 문제 그림을 올린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달라”며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취재부서 팀장, 회사 그림 디자이너, 편집 책임 기자 등을 언급, “이 중 한 명인지 또는 복수 공모인지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조선일보는 그 경위를 밝힐 의무가 있다. 어물쩍 넘어가려 하지 말라.
조국은 “인면수심(人面獸心), 의분전응(義憤塡膺), 천노인원(天怒人怨)” 등의 사자성어도 남겼다. 조선일보는 실수라고 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 같은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다. 조선일보가 너무 오버했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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