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승인, 그 무게감을 명심하라

by 남자의 속마음 2021. 8. 10.
반응형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13일 풀려난다. 법정구속된지 207일 만이다. 8·15 광복절 기념 가석방 대상자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정을 두고 논란이 많았다. 이 부회장이 형기의 60%를 살아 가석방 요건은 충족시켰지만 특혜 논란은 피할 수 없었다. 특히 여권에서 반대가 많았다. 민주당 대선후보들조차 의견이 갈렸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에 대해 사면을 건의했지만, 어느 시점부터 가석방에 무게가 실렸다. 사면은 대통령 재가 사항이고, 가석방은 법무장관이 최종 결재권자다. 사면에 따른 여론이 부담스러워 가석방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앞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가석방을 얘기하기도 했다. 말하자면 해법을 제시했던 것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 가운데 김두관 박용진은 가석방도 반대했다. 명분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실 기소된 이 부회장의 범죄 내용만 놓고 보면 석방하는 게 쉽지 않다. 뇌물 액수만도 수십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정세균은 국민의 뜻이라면 석방에 찬성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재명과 이낙연은 직접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분히 표를 생각해서다. 친문 그룹은 이재용의 석방을 못마땅해 한다고 할 수 있다.

이재용이 풀려나도 또 다른 재판이 기다리고 있다. 완전 자유의 몸이 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뜻이다. 이번 사건과 별개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프로포폴 불법투약 혐의 2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데다 아직 유무죄 판결도 나오지 않아 전망이 불투명하다. 벌금이나 집행유예가 나오면 좋지만 또 다시 법정구속될 가능성이 아주 없다고 할 수 없다.

부당합병 사건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 주가를 의도적으로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려 거짓정보를 유포하도록 했다는 혐의이며, 지난해 9월 공소가 제기됐다. 불법 프로포폴 투약 사건은 이 부회장이 서울 강남의 성형외과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프로포폴을 의료 목적 외로 상습 투약한 혐의에 관한 것으로, 지난달 초 벌금형에 약식기소 됐다가 정식 재판에 넘겨졌다.

국정농단 사건과 별도로 기소된 이들 두 사건 모두 1심이 진행 중이며 이 부회장 측이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는 만큼 검찰과 유무죄를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보인다. 이 중 부당합병 사건은 관련자도 많아 3심까지 모두 끝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 이 부회장이 앞으로 행보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재판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듯 하다.

민주당과 달리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존중·환영한다. 국가경제 기여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용이 행동으로 뭔가 보여달라는 주문이다. 그래야 가석방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까닭이다. 차제에 삼성의 이미지도 바꾸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그것은 이 부회장의 어깨에 달렸다.

#오풍연 칼럼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