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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도사' 송종의 전 법제처장이 새삼 주목받다

by 남자의 속마음 2021.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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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법조계에서 가장 뜨는 인물이 있다. 20년도 훨씬 전에 낙향한 송종의(80) 전 법제처장이 주인공이다. 그는 1998년 법제처장에서 물러난 뒤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고 충남 논산 양촌면으로 내려갔다. 아마도 검찰 고위직 출신 가운데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은 사람은 그가 유일할 것으로 본다. 그만큼 공사가 분명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럴 만한 계기가 있었다. 송 전 처장의 서울용산고 서울법대 17년 후배이기도 한 강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선배의 따뜻한 얘기들을 알린 것. 사실 다 아는 얘기이지만 강 부장판사의 손을 거쳐 송 전 처장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지금 법조가 비판받고 있는 터라 귀감이 된다고 하겠다. 실제로 송 전 처장은 최고의 검사였다. 현직에 있을 때도 재치가 번득였다. 선배 검사로부터는 신뢰를 받고, 후배 검사로부터는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밤나무 검사로 너무 많이 알려져 있다. 그에 관한 얘기는 검색만 해도 다 나오니까 숨겨진 일화를 하나 소개하겠다. 내가 80년대 말 그에게서 직접 들은 얘기다. “과연 송도사답다”는 얘기가 나올 법 하다. 그가 부산지검에 있을 때다. 하루는 출근길에 난폭 운전을 하는 기사를 봤단다. 그냥 놔두면 사고가 날 것 같아 뒤를 쫓아가 잡았단다. 그리고 검사 방으로 데리고 왔다고 했다.

그 운전사를 어떻게 했을 것 같은가. 당시 송 검사는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하나는 난폭운전으로 구류 며칠이라도 처벌을 받을 것인가, 또 하나는 몇 대 맞고 나갈 것인가. 그 택시 운전사는 몇 대 맞고 나가겠다고 했단다. 이를 테면 태형(笞刑)을 선택했던 것. 그래서 몇 대 때린(때리는 시늉만 했을 듯) 뒤 앞으로는 그렇게 난폭운전을 하지 말라고 타일렀다고 했다. 송종의식 해법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옛날이어서 가능했던 일이라고 여긴다.

송종의는 이처럼 여유가 있다. 최근 그와 연락이 닿아 반갑게 인사를 드렸다. “이렇게 연락이 닿아 장관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그 옛날이 생각나네요. 제가 87년 가을부터 법조를 출입했습니다. 당시 처장님은 (법무부)기획관리실장을 하실 때입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목소리가 똑같습니다. 늘 건강하십시오.”라고 메시지를 띄웠다. 바로 답장이 왔다. “나이를 35년전으로 되돌려 나를 돌아보게하니 오공에게 감사의 뜻을 전해야겠구나.ㅎㅎ”

송 전 처장께 나의 졸저 ‘윤석열의 운명'을 보내 드렸다. 그랬더니 “비매품으로 출간된 저의 졸저 한 권을 보낼 테니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다. 졸저를 서로 교환한 셈이다. 처장님이 사회의 어른으로서 오랫동안 건강하시길 빈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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