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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치 일반

원희룡, “흠이 없는 게 흠이다”

by 남자의 속마음 2021.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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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희룡 제주지사가 검사 생활을 할 때부터 보아왔다. 내가 검찰에 출입할 때다. 그는 34회 사법시험에 수석합격을 했고, 연수원(24기)를 수료한 뒤 서울지검에 발령받아 왔다. 당시 출입기자들도 오랜만에 사시 수석이 검찰에 왔다면서 얼굴을 보러 그의 방을 들렀던 기억이 난다. 그는 처음부터 주목을 받으며 검사 생활을 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검사 생활을 오래 하지 않았다. 2000년 16대 국회의원으로 첫 배지를 달았다. 서울에서 쉽지 않다는 양천이 지역구였다. 검사 원희룡도 훌륭했다. 그를 데리고 있었던 한 원로의 회고다. “실력이 짱짱했고, 내공이 있는 친구”라고 했다. 검사를 계속 했더라도 큰 일을 할 만한 재목이라는 뜻이다. “대통령을 해도 가장 잘할 인물”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원희룡은 의정 활동 역시 A학점을 받았다.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으로 개혁의 선봉장 역할도 했다. 셋 중 원희룡만 현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대선에 도전했다. 7일 진군 나팔을 불었다고 할 수 있었다. 현재 그의 지지율은 부끄러울 정도로 낮다. 하지만 저력이 있기에 언제든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그의 능력을 익히 아는 터라 지지를 보내고 있다. 시중의 여론과는 사뭇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원 지사가 이날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는 자리에서 재미 있는 말을 했다. “제게 없는 것은 흠”이라며 “흠이 많은 사람 대 흠이 많은 사람이 붙어서 정권교체라는 초점을 흐리는 것은 집권 여당이 노리는 것”이라고 했다. 누구를 겨냥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그 자신이 흠이 없다고 할 정도로 무결점에 가까운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다.

나도 “원희룡이 어떻다”는 얘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최재형은 까면 깔수록 미담만 나온다고 한다. 원희룡 역시 까도 까도 흠이 없다고 하겠다. 그게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너무 완벽하면 관심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 정치인의 경우 명성보다는 악명이 더 쉽게 나는 법이다. 어찌보면 원희룡은 흠이 없는 게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의힘 현역 의원 30여명이 참석했다. 원 지사를 지지하는 희망오름 발기인에는 좌장 격인 엄태영 의원과 간사인 구자근 의원을 비롯해 20여명이 넘는 초선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김기현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진석, 권성동, 조해진 등도 희망오름에 이름을 올리진 않았지만 당내 중진의원으로서 원 지사의 출정식을 축하하기 위해 행사장에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당내에 원희룡을 지지하는 저변이 넓다는 뜻이다.

출정식에 참석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원 지사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을 때부터 대권에 대해 본인이 많은 생각을 했으리라 본다”면서 “오늘을 기점으로 자기가 가진 생각을 피력하면 대선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했을 때 본인 노력에 따라 이상을 실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다. 원희룡이 꿈을 펼칠 수 있을까. 가능성이 없지도 않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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