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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치 일반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 文 대통령이 할 말은 아니다

by 남자의 속마음 2021.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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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최재형 감사원장의 사표를 즉각 수리했다. 기다리고 말 것도 없었다. 사표를 내자마자 절차를 거쳐 면직안을 바로 재가했다. 기분이 나쁘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실 임기 중 감사원장이 그만두는 것도 정상은 아니다. 더군다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그랬다면 그 의도를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최재형은 사표를 냈다.

이렇게 만든 사람은 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그래놓고도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나는 이렇게 들린다. “내(대통령)가 못나서 그렇소”라고. 최재형이 나갈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고도 할 수 있다. 윤석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둘은 정도를 걸었다. 반면 문재인 정권은 둘을 눈엣가시 같은 존재로 다뤘다. 둘을 발탁한 사람 역시 문재인이다. 책임을 묻는다면 대통령부터 지는 게 맞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법률가답게 구구절절이 옳은 말을 했다. 그는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는 문 대통령이 가장 많이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감사원장의 임기보장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를 만들었다"고 비판한 문 대통령을 저격했다고 할 수 있다.

원희룡은 "정치적 중립성 논란은 누가 초래했나"고 따진 뒤 "정상적인 원전자료 폐기 감사에 대해 끊임없이 정치적 논란을 부추겨 감사원장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게 만든 사람이 누구냐"고 반문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임기보장'에 대해 말을 꺼낼 자격이 없다"면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목적으로 행한 검찰총장 징계의 기억과 법무차관의 사표로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위원회 구성이 어렵게 되자 택시기사 폭행사실을 알고도 (이용구 전 법무부 법무실장을) 법무차관에 임명한 그 사실은 잊으셨나"고 했다.

그는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는 문 대통령이 가장 많이 만들었다"면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선례를 가장 많이 만드신 분이 하실 말씀은 아닌 듯하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이광철·이진석 등 재판을 받거나 수사를 받는 비서관이 퇴임하지 않고 그대로 청와대에 근무하고 있다"면서 "법무장관, 법무차관, 검찰총장, 중앙지검장 등 법조 수뇌부가 다 수사를 받고 있거나 재판중인 선례도 있다"고 열거했다.

최근 단행된 검찰 인사도 꾸짖었다. "이성윤·이규원 등 기소가 된 검사를 승진시킨 것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정권 수사를 하는 검사는 좌천시키고 정권에 충성하는 검사는 승진시킨 선례는 역사상 최악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내로남불도 이런 내로남불이 없다"며 "(문 대통령은) 정치적 중립성, 임기보장, 바람직하지 않은 선례란 말은 다시는 꺼내지도 말라"고 나무랐다. 이 같은 원희룡의 지적에 뭐라고 대꾸할지 궁금하다.

문재인 정권이 오히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남을 탓하려면 나부터 되돌아 보아야 한다. 이 정권은 남을 탓할 자격이 없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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