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은 왠지 햄버거가 먹고 싶었다. 집으로부터 500m 거리 안에 햄버거 가게가 있기는 하다. 그래도 나가기 싫었다. 대신 시켜먹기로 했다. 쿠팡이츠에 들어가 보았다. 온갖 배달 음식이 다 있었다. 나는 버거를 클릭한 뒤 검색을 했다. 1만2000원 이상 돼야 배달비가 무료라고 했다. 그래서 1만2100원짜리 세트메뉴를 골랐다.
익히 쿠팡을 사용해온 터라 쿠팡이츠도 편리한 줄은 알았다. 그러나 기대 이상으로 더 편리했다. 클릭 3~4번 하니까 결제까지 이뤄졌다. 바로 주문을 했다. 그러자 앱에 주문 및 배달 상황이 실시간으로 떴다. 주문한 이후 배달까지 정확히 19분 걸렸다. 음식점을 찾아가 시키는 것보다 시간을 더 절약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집 식탁에서 편안하게 먹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나는 마케팅 성공 요소로 두 가지를 본다. 편리성과 친절. 요즘 제품의 질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햄버거가 배달된 뒤 처음으로 리뷰도 남겼다. 편리성, 친절 모두 100점이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빨라서 좋았다. 그 전에는 최소 30분 가량 기다렸던 것 같다. 10분 차이가 굉장히 크다. 그 10분이 1시간처럼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는 쿠팡이츠의 단건 배달 때문이다. 라이더가 한 개만 주문받아 배달하니 당연히 빠를 수밖에 없다. 이전에는 3~5개를 한꺼번에 주문받아 차례대로 배달하곤 했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것도 당연하다. 요즘은 속도의 시대다. 쿠팡의 성공요인이라고 할까. 쿠팡이츠 말고 로켓배송을 주문할 경우 전날 밤에 주문한 물건이 이튿날 새벽 집 문 앞에 배달된다. 일대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쿠팡이츠의 현재 순위는 3위. 그러나 머지않아 2위 요기요, 1위 배달의민족(배민)도 따라잡을 공산이 크다. 실제로 그 기세를 보면 불가능한 것 만도 아닌 듯 하다. 지금 순위를 살펴본다.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1월 기준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민 66.0%, 요기요 17.0%, 쿠팡이츠 13.6%, 위메프오 0.9% 등이다. 꾸준히 3위 자리를 지키던 배달통은 지난해부터 후발주자에 밀려 각종 집계에서 제외됐다.
단건 배달은 국내에서 쿠팡이츠가 ‘치타배달’이란 이름으로 가장 먼저 시행했다. 2019년 4월 쿠팡이 쿠팡이츠를 시작할 당시엔 이미 국내 배달앱 시장이 배민·요기요·배달통 등으로 굳어진 양상이었다. 이에 쿠팡은 자사의 강점인 ‘속도’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에는 라이더가 한 번에 여러 집 배달을 하다 보니 주문 후 음식을 받기까지 50~60분이 소요됐다. 이에 따른 불만이 컸다. 단건 배달은 이런 문제를 일거에 해결했다. 배달 시간은 20~30분으로 절반이 줄었다. 소비자가 호응하면서 쿠팡이츠는 급속도로 점유율을 키워 나갔다.
서울 일부 지역에선 쿠팡이츠가 배민을 넘어섰다고 한다. 쿠팡이츠는 강남·서초·송파에서 시작해 서울 전역으로, 이후 경기권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처음 시작한 강남 3구에선 이미 쿠팡이츠 주문량이 배민을 넘어섰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쿠팡이츠의 기세가 무섭다. 결국 1위도 시간 문제 아니겠는가.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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