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3010 멋진 초대 요즘 집으로 사람을 잘 부르지 않는다. 대부분 밖에서 해결한다. 초대하는 쪽이나 초대받는 측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살림도 간편하다. 많은 사람을 치룰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렇다. 집안에서 여럿이 모여 식사를 하고, 함께 노는 풍경은 옛말이 된 느낌이다. 사람내음을 찾을 수 없다. 오전 10시 37분. 잘 알고 지내는 유명 디자이너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기자님, 제가 끓여주는 굴국을 맛보지 않으실래요.” 또 다른 지인과 점심 선약이 있었지만 양해를 구한 뒤 찾아갔다. 회사에서 지하철로 40분 거리에 있었다. 본사 4층에서 맞이했다. 거실 겸 손님맞이 방으로 쓰고 있었는데 매우 정결했다. 구석구석에서 예술가의 냄새도 물씬 났다. 호화로움을 생각했으나 예상이 빗나갔다. 주방에서 직접 요리를 .. 2009. 12. 31. 빈말...하지 말자 말은 참 중요하다. 의사소통이 첫 번째다. 그것을 통해 오늘날 문명이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이 다른 동물에 비해 우월적 지위를 누리는 것도 무관치 않다. 그렇게 소중한 데도 이를 잊고 산다. 누구나 제약없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말이 없는 세상을 그려보라. 암흑과 다름 없을 것이다. 말에도 실속이 있다. 잘 하면 큰 이득을 보게 된다. 경제적 이익 뿐만 아니라 입신양명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특히 정치인들에게 말은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한 번 설화를 입으면 만회하기 어렵다. 아무리 조심하려고 해도 못 말리는 게 말이다. 은연 중 튀어나오는 까닭이다. 가장 신경써야 할 것이 빈말이다. 실속이 없는 말은 할수록 가치를 떨어뜨린다. 지키지 못할 말을 꺼내는 것이다. “밥 한 번 먹자.” “술 .. 2009. 12. 30. 인생은 똑같다 세상에 특별난 사람이 있을까. 없다고 본다. 한 번 태어났다가 죽는 것은 똑같다. 그럼에도 발버둥친다. 생존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다. 탓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특별한 대접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의외로 ‘나’는 특별나니까, 차별성을 강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단다. 그런 심리가 나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나와 남은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어머님 수의를 맞추러 경북 안동에 갔을 때다. 토속음식인 헛제사밥을 먹으러 한 음식점에 들렀다. 대형 버스 2대가 도착한 후 70~80대 노인들이 단체로 들어왔다. 모두 점퍼 등 평상복 차림이었다. 방 안에선 “위하여” “브라보” 등 구호가 터져 나왔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자는 다짐일터. 음식점 주인이 말했다. “일행 중에 장관을 지내신 분도 2명 있대요.” 장관을.. 2009. 12. 29. 호떡의 추억 세밑 날씨가 춥다. 체감온도는 영하 10도를 오르내린다. 옷을 두껍게 입고 나가도 한기가 느껴진다. 그래서 따뜻하고, 뜨거운 것을 찾곤 한다. 특히 포장마차가 생각나는 계절이다. 그곳에서 먹는 오뎅국물은 무엇에 비유될 수 없다. 게다가 갓 구운 호떡까지 있으면 금상첨화다. 지금은 쳐다만보고 지나친다. 정장 차림에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아서다. 대신 고속도로 휴게소나 백화점 코너에서 자주 사 먹는다. 아내와 아들녀석은 그 때마다 놀린다. “호떡먹다 죽은 귀신 붙었어요.” “아빠, 저기 호떡집 있네.” 그런 남편을 위해서일까. 아내는 가끔 호떡을 사 가지고 온다. 나는 새벽녘에 킥킥 거리며 혼자 먹기도 한다.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호떡을 보면 옛 생각이 절로 난다. 1970년대 초반 대전으로 유학왔다... 2009. 12. 28. 이전 1 ··· 739 740 741 742 743 744 745 ··· 75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