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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집으로 사람을 잘 부르지 않는다. 대부분 밖에서 해결한다. 초대하는 쪽이나 초대받는 측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살림도 간편하다. 많은 사람을 치룰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렇다. 집안에서 여럿이 모여 식사를 하고, 함께 노는 풍경은 옛말이 된 느낌이다. 사람내음을 찾을 수 없다.
오전 10시 37분. 잘 알고 지내는 유명 디자이너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기자님, 제가 끓여주는 굴국을 맛보지 않으실래요.” 또 다른 지인과 점심 선약이 있었지만 양해를 구한 뒤 찾아갔다. 회사에서 지하철로 40분 거리에 있었다. 본사 4층에서 맞이했다. 거실 겸 손님맞이 방으로 쓰고 있었는데 매우 정결했다. 구석구석에서 예술가의 냄새도 물씬 났다.
호화로움을 생각했으나 예상이 빗나갔다. 주방에서 직접 요리를 선보였다. 반찬은 김치와 김이 전부. 굴국은 정말 시원했다. 간단한 식사였지만 기쁨은 배가됐다. 집으로 불러준 배려 때문 이었다. 디자이너, 그것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그녀의 진짜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오면서 메시지를 띄웠다. “멋진 초대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축년 마지막 날 입니다. 경인년 새해에는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모두 건강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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