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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입문기

by 남자의 속마음 2015.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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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고향에 나란히 누워 계신다.
충남 보령시 청라면 라원리 선영.
아주 한적한 곳이다.
옛날에는 탄광이 있어 인구도 꽤 많았다.
지금은 모두 폐광됐다.
외지에서 왔던 사람들도 다 떠났다.
나는 그곳에서 초등학교 5학년까지 다녔다.
6학년 올라가면서 대전으로 유학을 떠났다.
초등학교 교사로 계셨던 아버지가 훌륭한 사람이 되라며 도회지로 보낸 것.
지금의 나는 아버지의 기대에 얼마나 부응하고 있는 걸까.
아버지가 살아계셨더라면 내 직업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크다.
아버지는 법대나 상대에 가기를 원하셨다.
당시엔 거의 모든 부모님들이 그랬다.
거기에 들어가야 성공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버지가 중학교 2학년 때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셨다.
학교에서 숙직을 하시다 연탄 가스로 순직하신 것.
그야말로 청천벽력이었다.
내 꿈도 흐트러졌다.
철학과에 간 이유이기도 하다.
어린 나이에 자유롭고 인생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막연히 철학과를 지원했다.
고려대의 학풍은 자유로웠다.
그러나 80년대 초반 휴교령 등으로 대학 생활 역시 순탄하지 못했다.
카투사 1기로 군 생활을 했다.
4학련 복학해서야 비로소 방향을 정했다.
언론사 시험 준비를 한 것.
운이 좋아 KBS PD, 서울신문 기자로 동시에 합격했다.
고민끝에 신문기자를 선택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글을 쓰고 있다.
한 가지 바람은 있다.
평생 글을 쓸 수 있을까.
오늘 새벽은 기자 입문기를 소개한 셈이 됐다.
즐거운 하루 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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