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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거대화되고 있다. 신도수가 수만~수십만에 이르는 대형 교회들이 있다. 건물도 웅장하다. 이런 저런 좋지 않은 소식들도 들린다. 교회가 커지면서 생기는 부작용들이다. 그곳도 사람 사는 세상이니까 잡음이 안 들릴 리 없다. 하지만 교회나 목사님에게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 일반인들에 비해 청렴하고 성스럽게 여기기 때문이다.
한 카페가 인연이 돼 경주의 황○○목사님을 만났다. 매주 월요일마다 서울에 공부하러 올라온다고 했다. 그래서 약속 날짜를 잡았다. 내가 공부하는 곳으로 찾아가겠다고 말씀드렸더니, 극구 사양했다. 목사님이 직접 우리 회사로 찾아 왔다. 전화 목소리를 들은대로 매우 인자한 인상을 지니셨다. 처음 뵙는 데도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나이는 내가 한 살 위. 마치 동갑내기 친동생을 보는 것 같았다. 목사님 역시 나를 친형처럼 대했다.
장소를 옮겨 저녁을 하면서 얘기를 들었다. 경주 교회는 아주 자그마한 규모였다. 면소재지에 있는데 인구라야 고작 800~900명 수준이라고 했다. 신도도 아주 적었다. 궁금해서 물었다. “어떻게 교회를 운영합니까.” “그럭 저럭 빚 안지고 삽니다.” 그 표정이 해맑다. 이 시대의 진정한 목회자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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