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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꼼꼼한 배려, 큰 감동

by 남자의 속마음 2022.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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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자랑하는 일이 있다. 페이스북 그룹인 오풍연구소를 만든 것. 2017년 10월 18일 만들었다. 비공개 그룹으로 현재 멤버는 1238명이다. 작지 않은 규모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우스개 소리로 오풍연구소를 노(老)치원이라고 한다. 중년들의 놀이터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렇다. 멤버 대부분이 60 이상이다. 평균 나이도 60을 조금 넘길 듯 하다.

남성이 76.2%, 여성이 23.7%다. 나이 분포는 55~64세가 가장 많다. 65세 이상도 적지 않다. 애초 만든 취지도 그렇다. 누구나 들어와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내가 요즘 자주 만나는 분들도 오풍연구소 멤버들이다. 우리는 멤버 호칭을 위원이라고 부른다. 연구소답게 위원이라는 호칭을 생각했다. 오늘도 오풍연구소 위원 세 분과 어울렸다.

부산 부경대 교수로 계시다가 정년퇴직한 오재호 위원님이 판교로 초대했다. 오 위원님은 2018년 퇴직한 뒤 바로 회사를 창업했다. 오 교수님은 우리나라 기상학의 석학이시다. 태풍 등 큰 재해가 있을 때는 방송에도 종종 출연하신다. 연구실 겸 사무실은 판교에 있다. 판교제2테크노밸리기업지원허브에 사무실이 있었다. 이날 방문에는 이죽희 교수님과 조민자 선생님도 함께 했다.

이 교수님과 조 선생님은 나보다 먼저 사무실에 도착해 있었다. 오 교수님이 PPT를 통해 회사 설립 개요 등을 설명해 주셨다. 기상학은 다소 생소하기도 하다. 오 교수님은 미국 대학에 계시다가 한국에 들어와 부경대에 자리를 잡았다. 이제 날씨도 굉장히 중요한 경제 변수가 됐다. 기업 역시 점차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1시간 가량 설명을 듣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오 교수님이 미리 주차 할인을 받아 놓고, 나머지까지 정산해 주셨다. 점심 장소는 청담추어정. 오 교수 사모님이 미리 와서 자리를 잡고 계셨다. 12시 조금 넘어 갔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만큼 맛집이라는 얘기다. 추어탕이 나왔다. 오 교수님이 정식을 주문했다. 추어탕과 함께 미꾸라지 튀김, 간장 게장, 서대구이, 어리굴젓이 나왔다. 밑반찬도 아주 훌륭했다. 나는 국물까지 모조리 비웠다. 정말 맛 있었다.

오 교수님이 계산을 하고 그 집에서 만든 단팥빵까지 한 봉지씩 선물했다. 그리고 이웃에 있는 커피숍으로 옮겼다. 1시간 반 가량 대화를 나누었다. 오 교수님도, 이 교수님도, 조 선생님도 모두 인품이 훌륭하신 분들이다. 이런 분들과는 평생 동안 교분을 나누고 싶다. 가까이 계시다는 게 큰 축복이다. 이 교수님과 조 선생님을 지하철 역에 내려드리고 집에 왔다. 세 분께 말씀을 드렸다. “다음 모임은 또 다른 맛집에서 하자”고.

그렇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오늘 만남에서도 이 같은 말을 했다. 맛 있는 것 많이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하자고 했다. 그게 잘 사는 길이다. 또 좋은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면 최고의 행복이다. 조만간 오풍연구소 전체 모임도 했으면 한다. 코로나도 끝나가니까.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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