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X파일이 무차별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장성철 소장이 불을 질렀음은 물론이다. 여러 가지 버전이 있는 것 같다. 그럼 가짜일 확률이 더 높다. 찌라시 수준이라는 뜻이다. 목적도 분명하다. 윤석열에게 흠이 가도록 하는 것. SNS에도 그것을 보았다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 그렇다면 더더욱 신빙성이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공작 냄새가 난다. 맨 먼저 얘기를 꺼낸 사람은 송영길 민주당 대표다. 여당에서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윤석열 측이 22일 정면 대응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의혹이란 그렇다. 가만히 있으면 인정하는 꼴이 되기도 한다.
윤석열은 이날 이상록 대변인을 통해 메시지를 내놓았다. 수위가 자못 높다. 그는 “저는 국민 앞에 나서는 데 거리낄 것이 없고, 그랬다면 지난 8년간 공격에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며 “출처 불명 괴문서로 정치공작을 하지 말라. 진실이라면 내용·근거·출처를 공개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을 가리고 허위사실 유포와 불법사찰에 대해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공기관과 집권당에서 개입해 작성한 것처럼도 말하던데 그렇다면 명백한 불법사찰”이라고 강조했다.
도이치 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장모가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누구나 동등한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고 가족이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면서 “검찰 재직 시에도 가족 관련 사건에 일절 관여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출처 불명의 괴문서에 연이어 검찰발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보도된 것은 정치공작의 연장선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공작설을 제기했다.
윤석열이 정치인으로 거듭 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정치판은 정직하지 않다. 권모술수가 난무한다. 특히 잘 나가는 사람에게는 이처럼 파리가 꼬여들기 마련이다. 윤석열도 그런 과정을 헤쳐 나가야 한다. 여기서 버티는 사람 만이 고지에 다가갈 수 있다. 특히 대권의 길은 더욱 험난하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에게 더 큰 시련이 다가올 지도 모른다.
이번 X파일이 찌라시 수준으로 윤석열에게 타격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비서실장을 지냈던 장진영 변호사는 CBS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과 그 내용(가족 의혹)을 엮으려면 (검찰총장) 직위를 이용해 수사를 방해 또는 무마한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내용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의원도 장 소장이 본인 보좌관이었던 점을 의식한 듯 “서로 왕래 없이 TV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있다. 이번 건은 전혀 저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거듭 강조하건대 장성철이 자료를 공개하라.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라. 뒤로는 다른 말을 하니까 더 의심을 산다. 부끄럽지 않은가.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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