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서 마지막 밤을 보냈다. 만감이 교차했을 게다. 문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한 점 흐트러짐 없이 국정을 챙기는 것은 잘한 일이다. 임기 마지막 날인 9일에는 국립현충원 등을 방문한다. 선조들에게 퇴임 인사를 하는 것.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참석차 방한한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과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 부주석을 만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 어떤 심정일까. 권불십년도 옛말이 됐다. 인수위도 만들지 못하고 당선과 함께 취임한 뒤 5년이 지났다. 역대 대통령 중 임기말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지도 모른다. 문 대통령 역시 역사가 평가할 것으로 본다. 나는 문 대통령에 대해 혹독한 평가를 해왔다. 나의 주관적 견해임은 물론이다.
그러나 한 가지는 평가하고 싶다. 어쨌든 재임 동안 최측근이나 친인척 비리는 없었다. 역대 대통령들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퇴임 후에도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 특히 문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 되는 일이 생기면 안 된다. 정치 보복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양산에서 편안한 삶을 이어가기 바란다. 나는 이 같은 글을 어제 페이스북에 올렸다. 공감하는 분과 공감하지 않은 분이 절반으로 갈렸다. 우리나라가 아직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 하고 있다는 뜻이다.
“문재인정부 마지막 날. 새벽 3시쯤 잠에서 깨어 밤새 뒤척입니다. 지난날의 기억이 떠오르다가 앞날의 걱정이 머리속을 맴돌곤 합니다. 문재인정부의 성취는 잇고, 부족은 채우며, 잘못은 고쳐가길 바랍니다. 그러나 지금의 흐름은 많은 걱정을 줍니다. 정치가 특별히 우려됩니다. 5년 동안 국정을 이해하고 협력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늘 진지하게 국정에 임하셨던 문재인 대통령님의 노고를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진영 대결이다. 아직도 윤석열 당선인을 인정하지 않는 국민이 절반 가량 된다. 가장 시급한 것은 국민통합이라고 하겠다. 그러려면 윤석열 정부도 더욱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한다. 내각 인사나 청와대 비서진 인사를 보면 그것으로부터 벗어났다는 느낌도 든다.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민심의 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또 다른 내로남불은 안 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후 6시 청와대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마지막 퇴근길에 나선다.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청와대 정문으로 나와 분수대까지 걸어 내려가며 마중하러 나온 시민 등에게 인사말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문재인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권력 무상이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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