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을 놓고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충돌했다. 문 대통령은 중재안에 대해 잘 된 안이라고 평가했고, 윤 당선인은 사실상 재논의를 주문했다. 따라서 강대강 대결로 치달을지, 극적으로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재논의를 요청했고, 민주당은 원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어서 합의점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국민의힘은 25일 오전 최고위원회를 열고 이 중재안을 재논의해야 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특히 이 과정에서 윤 당선인의 우회적인 우려 표시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오전 9시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은 정치권 전체가 헌법 가치 수호와 국민 삶을 지키는 정답이 무엇인가 깊이 고민하고 중지를 모아주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대로 입법이 추진되는 것에 대해 더 고민해야 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고 할 수 있다.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 역시 기자들을 만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다'라고 말씀하신 것과 생각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윤 당선인의 생각이 바뀌지 않은 만큼 그에 따라 재논의를 해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검수완박은 윤 당선인이 지난 해 3월 검찰총장을 그만 둔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자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오후 4시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하며 정반대 입장을 폈다. 배 대변인이 윤 당선인의 발언을 전한지 약 7시간만이다. 문 대통령은 "박 의장의 중재로 이뤄진 양당 간 합의가 저는 잘 됐다고 생각한다"며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서로 합의할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의회민주주의에도 맞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장의 중재안 자체를 높게 평가한 것은 물론 '의회민주주의'를 위한 양보와 타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여야가 애초에 합의한 안을 지켜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메시지는 결과적으로는 합의를 뒤집은 국민의힘을 향해 다시 박 의장의 중재안을 바탕으로 한 법안 처리에 나설 것을 촉구한 셈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단독처리를 불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합의 처리를 강조했으나 그대로 할 지는 미지수다. 지금 민주당은 강경파들이 당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합의 후) 겨우 사흘이 지난 오늘, 헌신짝 버리듯 이미 합의한 중재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다”면서 “국민의힘 원내 결정 사항을 원외 당대표(이준석)가 최고위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말하고, 인수위는 국회에서 정한 입법에 관한 사항을 거부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삼권분립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입법기관인 국회를 깡그리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국회의장은 입법기관의 수장으로서 국회의 위상을 정립해야 할 때다. 이제, 적당한 타협안으로 역사를 퇴보시키고 시대적 책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얘기다. 강행처리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하겠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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