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편은 아니다. 아침 뉴스, 저녁 종합뉴스를 주로 챙겨 본다. 올 초 미스터 트롯 이후 재미 있게 보는 주말 드라마가 있다. KBS2TV ‘신사와 아가씨’다. 아내가 보길래 우연히 따라 보았다가 그 재미에 푹 빠졌다. 그래서 토, 일요일은 그것까지 보고 잔다. 내가 평론가 수준은 못 된다. 하지만 나름 출연진들을 평가하면서 재미 속으로 들어간다.
남녀 주인공은 지현우와 이세희. 이세희라는 배우는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무엇보다 신선했다. 아내 말에 따르면 500대1의 오디션을 통과한 배우라고 했다. 95년생으로 올해 26살이다. 그러나 연기력은 탄탄했다.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리고 얼굴도 예쁘다. 딱 맞는 배역을 맡았다. 일약 스타덤에 오를 것 같다. 배우는 우선 연기를 잘 해야 한다. 아무리 예뻐도 연기력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 오래 갈 수 없다. 이세희는 크게 성공할 것으로 본다.
지현우는 초반 연기력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내가 보더라도 그랬다. 왠지 자연스럽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 역시 하나의 전략(?)이었다고 한다. 회를 거듭할수록 덜 어색하다. 감독이 그런 연기를 주문한 것 같다. 예전 지현우 컬러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현우도 젊은 아버지 연기를 능청스럽게 잘 소화한다. 지현우와 이세희가 극을 이끌어 가기에 부족함이 없다.
내가 더 관심 있게 지켜보는 배우는 조연들이다. 그들의 감칠 맛 나는 연기가 있어 극의 재미를 더한다. 차화연 이휘향 임예진 오현경의 코믹 연기도 볼 만 하다. 때론 과장돼 보이지만 그런대로 넘어갈 수 있다. 올해 연기 경력 64년 차인 김영옥의 능청 연기도 일품이다. 그러다보니 존재감이 드러난다. 건강 관리를 잘 해왔기에 가능한 일이다.
또 다른 여주인공 조사라 역의 박하나도 미운 연기가 돋보인다. 지현우를 놓고 이세희와 사랑 쟁탈전이 예상된다. 아버지역의 이종원도 참 편한 연기를 한다. 이종원은 어떤 역을 맡겨도 어색하지 않다. 청춘 스타였는데 세월이 흘러 아버지 역을 한다. 이처럼 사람은 모두 늙는다.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죽음 역시 마찬가지다.
제니, 세찬, 세종 세 어린이도 배역을 잘 소화한다. 특히 막내 세종이의 연기가 눈물샘을 자극한다. 나도 눈시울이 뜨거워지려고 한다. 이 드라마는 해외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오징어 게임 못지 않을 듯 싶다. 한국은 드라마도 참 잘 만든다. BTS가 불을 지펴놓은 이후 한류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한민족의 문화 우수성을 인정받는다고 할까. 이번 주말도 기다려 진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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