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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다시 정상으로 돌아와 새벽을 노래한다

by 남자의 속마음 2021.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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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이상 고생했다. 8월 초부터 속쓰림이 시작돼 고통을 많이 겪었다. 겉은 멀쩡해 보이는데 속이 쓰리고 왼쪽 옆구리가 뻐근하게 아팠다. 지난 1월에도 같은 증세가 나타나 각종 검사를 받은 바 있다. 그 때는 한 달 가량 고생하고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두 달이 지나도 낫지 않았다. 엊그제부터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입맛도 다시 찾고, 통증도 거의 없어졌다. 그러니까 살 만 하다.

‘건강전도사’ ‘행복전도사’를 자처해온 나다. 그런데 체면을 구겼다. 건강과 행복을 노래해온 사람이 아파서 정상적인 생활을 못 했으니 말이다. 어제 비로소 새벽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100여일 만이었다. 나는 새벽운동을 집에서 3시쯤 나간다. 어제는 1시간 늦은 4시에 나갔다. 그래도 그 시간에는 사람이 없다. 나 혼자 안양천과 한강을 걷는다. 그 기쁨은 나만 안다. 백만불 짜리라고 할까. 걸을 때 가장 행복하다. 그 같은 행복을 누리지 못 했으니 얼마나 답답했겠는가.

오풍연의 화두는 새벽이다. 10년 이상 새벽 1~2시쯤 일어나 하루를 시작해 왔다. 사실 돈 주고 하라고 해도 못할 일이다. 하지만 나는 몸에 배 그 때 일어나야 몸도 가볍다. 3시에 일어나도 늦잠을 잤다고 말한다. 일어나자마자 아침 식사부터 한다. 그 전에는 사과, 떡, 빵 등으로 해결했는데 요즘은 밥을 먹고 있다. 밥을 먹으면 속이 편한 게 사실이다.

이번에 거듭 느꼈다. 건강이 최고라고. 속이 쓰리고 아프면 잠도 제대로 못 잔다. 자는 시간도 들쑥날쑥 했다. 자정까지 못 잘 때도 많았다. 깊은 잠을 못 자 힘들었다. 그 전에는 하루 4시간 자도 충분했다. 숙면을 취했기 때문이다. 잠도 굉장히 중요하다. 사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건강하다는 얘기다. 셋 다 회복한 상태다.

이 기간 동안 아내와 아들도 본의 아니게 괴롭혔다. 눈만 뜨면 속이 아프고, 잠도 못 잤다고 입버릇처럼 했다. 그럼 듣기 싫다. 좋은 소리도 한 두 번 들으면 싫은데 매일 아프다고 했으니 오죽했겠는가. 특히 아내에게 미안했다. 그래서 아프지 말아야 한다. 가족 모두 건강해야 행복해진다. 한 사람이라도 아프면 일상이 무너진다. 내가 주례사를 할 때 가족의 건강을 강조하는 이유다.

어제 새벽 오래만에 한강을 걸었다. 산책로가 많이 바뀌어져 있었다. 일부는 새로 구간을 만들었다. 눈을 감고도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무엇보다 운동을 하면 자신감이 생긴다. 살아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아플 때는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다행이 또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올들어 두 번째다. 고마울 따름이다. 나이 탓도 있으리라. 나도 진갑이 지났다. 70을 바라보고 오늘도 걷는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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