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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가족은 사랑의 공동체다

by 남자의 속마음 2021.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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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들의 34번째 생일이었다. 바리스타로 일하는데 비번이어서 세 식구가 저녁을 함께 했다. 중국집에서 가서 코스 요리를 주문했다. 아내도, 아들도 잘 먹었다. 우리는 셋다 입이 짧아 요리 한 개에 식사를 하는데 모처럼 코스 요리를 시킨 것. 남김 없이 비웠다. 그만큼 입맛에 맞았다는 얘기다. 아내와 아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면 나도 덩달아 좋다.

아내와 아들은 나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기자 생활을 할 때는 바쁘다는 핑계로 잘 챙기지 못 했다. 가족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 것은 쉰 살 때부터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다. 가족에게는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다. 내가 나름 내린 결론은 그렇다. 그들과 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외식도 좋고, 여행도 좋고, 대화도 좋다.

아내와 1987년 11월 17일 결혼했다. 곧 있으면 결혼 34주년이 된다. 정말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많이 흘렀다. 호강시켜준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 했다. 아무래도 호강을 하려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 했다. 신문기자 수입이 뻔하다. 한마디로 박봉이다. 아내에게 번번한 명품 백 하나 사주지 못 했다. 그런 내 사정을 아는지 아내 역시 사달라고 하지 않는다. 그게 고마울 뿐이다.

가족 사랑은 스킨십에 있다고 본다. 나는 지금도 아들을 자주 안아준다. 남들이 보면 다 큰 녀석한테 그러느냐고 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자식 사랑은 죽을 때까지 베풀어도 넘치지 않는다고 여긴다. 특히 아들이 크면 아버지와 사이가 멀어지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나는 그런 것이 싫다. 자식은 커도 자식이다.

요즘은 새벽 운동을 나가지 않고 아내와 함께 산책을 한다. 주말에는 거의 빠짐 없이 여의도 공원에 가 걷는다. 평일에는 동네 영등포구청 공원이나 아파트 주변을 산책한다. 아내에게는 하루 5000보 정도 걷기를 권유한다. 사실 운동이 보약보다 좋다. 가족이 평온하려면 식구 모두 건강해야 한다. 아내에게도 이처럼 말한다. “우리 밥 세 끼는 먹고 살 수 있으니까 건강만 챙기자”고. 아내도 오케이다.

한 가지 바람이 있기는 하다. 건강한 며느리가 들어왔으면 좋겠다. 나는 특히 사람을 좋아한다. 하물며 며느리를 맞으면 얼마나 이뻐하겠는가. 어느 놈이 며느리로 들어올지 궁금하다. 좋은 시아버지, 착한 시아버지가 될 자신은 있다. 내년 아들 생일 때는 네 식구가 한 자리에 앉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안 된다. 앞으로 결혼 여부는 아들에게 맡길 생각이다. 내년을 기약하며 올해도 보낸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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