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관위원장 윤곽이 곧 드러날 것 같다. 이준석 대표는 당초 서병수 전 경선준비위원장을 밀 생각이었다. 그러나 서 의원이 경선준비위원장을 사퇴하면서 선거관리위원장도 맡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다른 인물을 물색할 수밖에 없게 됐다. 사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지적처럼 선관위원장이 영향을 미칠 일은 없다. 그럼에도 각 캠프는 이를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서 전 경선준비위원장에게는 불공정 프레임을 씌웠었다. 딱히 그렇다고 볼 수 없었는데도 말이다. 두 번의 사전 토론회를 두고 그랬다. 결국 지난 18일 예정됐던 토론회는 취소됐고, 오는 25일 토론회는 비전발표회로 대체됐다. 이 과정에서 서 전 위원장이 몰매를 맞았다. 따라서 서 의원이 선관위원장을 맡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준석 대표가 22일 당 선거관리위원장 인선 문제로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 이번 주말 사이 정 전 총리를 포함, 모두 6명의 선관위원장 후보들을 각각 접촉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대표가 이날 오후 서울 서초동 한 사무실에서 정 전 총리를 만나 당 선관위원장 인선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정 전 총리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 선관위는 오는 26일 출범될 예정이다. 그 전에 선관위원장이 결정돼야 한다. 이 대표가 이르면 23일 선관위원장 후보를 잠정 결정해 놓고 최고위원들과 최종 조율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도 “주말 사이 여러 분을 찾아뵙고 선관위원장 인선 문제를 상의드렸다”면서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 전 총리 말고도 강창희 전 국회의장, 황우여 전 대표 등도 물망에 올랐다.
이 대표는 선관위원장 인선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1일 라디오에 출연, “저를 유승민계라고 공격하는데 서병수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주장해 유승민계가 될 수 없는 분”이라며 “어느 분을 모셔야 불공정 논란을 피하나”라고 반문했다. 이런 논란을 피하려면 아무래도 원로를 모셔오는 게 나을 듯 하다.
정 전 총리는 검사 출신으로, 2004년 중앙선관위 상임위원(장관급), 2012년 한나라당 공천위원장, 2013년 새누리당 공천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에서는 초대 총리를 지냈다. 나름 보수의 목소리를 내오기도 했다. 직접 출마한 적은 없다. 인품이 훌륭해 법조 후배들도 존경한다. 정 전 총리라면 어느 캠프도 반대할 명분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정 전 총리는 지난 5일 윤석열 전 총장의 요청으로 만나 대선 정국과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윤 전 총장 캠프는 당시 회동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윤 전 총장은 폭넓은 국정운영 경험이 있는 국가 원로인 정 전 총리를 만나 다양한 사회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고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로 미루어볼 때 윤석열 캠프도 정 전 총리를 반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어쨌든 누구나 수긍하는 인사여야 한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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