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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치 일반

이준석을 위한 쇼는 안 된다

by 남자의 속마음 2021.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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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전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믿음이 없다. 물론 이준석 현상에 대해서는 평가를 한 바 있고, 대표 경선 당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도 내다본 바 있다. 그게 바로 민심이었다. 그러나 이준석이 대표에 취임한 뒤 언행을 보면 못마땅한 구석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국민의당이 ‘애송이’이라고 하는 것도 그렇지만, 초보 냄새가 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공당의 대표답지 않은 행동을 자주 한다. 이준석으로서는 당연하다고 여기겠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이 방송 저 방송 다니면서 패널 활동을 할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 평론가처럼 얘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말수를 줄여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대표다워야 하는데 가벼움이 더 많이 느껴진다. 나만 그런 게 아닌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한다.

대선 후보들을 자주 불러 모으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1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무엇을 한다는 말인가. 정치에 이벤트도 필요하지만, 누가 보더라도 쇼맨십으로 비쳐지면 안 된다. 이준석은 특히 이벤트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벤트도 자주 하면 식상해진다. 정당이 엔터테인먼트 회사도 아니다. 보여주는 것도 한계가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4일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대선 후보들이 참석한 가운데 봉사활동을 했다. 그러나 정작 윤석열, 최재형, 홍준표, 유승민 등 이른바 ‘톱4’는 빠졌다. 이준석 대표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도 참석했다. 대장주라고 할 수 있는 윤석열이 불참하면 김이 새기 마련이다. 윤석열은 다른 일정이 있다고 핑계를 댔지만, 이들 후보와 나란히 하는 것을 시큰둥해 했을 듯 하다.

그러자 이준석이 볼멘소리를 했다. 그는 “경선 내내 국민에 봉사하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첫 출발 이벤트였다”면서 “그것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일지 국민께서 의아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 역시 이준석의 생각이다. 이준석은 이른바 그림이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준석 본인이 사람을 불러 모을 수 있다는 리더십도 자랑하고 싶었을 게다. 다소 순진한 생각이 아닐까 싶다.

이준석은 “최재형 후보는 일정이 공지 되자마자 전화해서 양해를 구하고 ‘정말 참여하고 싶은데 출마선언 일정 잡혀서 배우자가 참석하고 싶다’고 해서 배우자가 참석했다”면서 “일부 후보의 캠프에서는 ‘각자 개인이 더 나은 시간 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당의 공식 일정을 참석하지 않고 무엇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것은 후보의 자유”라고 했다.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셈이다.

대선 후보들을 자주 소집할 필요가 없다. 각자 알아서 선거운동을 하도록 해야 한다. 당은 공정한 관리만 하면 된다. 이런 저런 이벤트를 만들 이유도 없다. 후보들에게 금쪽 같은 시간을 빼앗을 수도 있어서다. 후보들을 당의 휘하에 두려는 것도 어리석은 생각이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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