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경기지사직을 사퇴할까. 이재명 측은 어림 없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이재명의 속내가 읽힌다. 지사직을 유지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서다. 불리하다면 사퇴하지 않을 리 없다. 선거에서는 한 표가 아쉽다.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재명 측이 코로나를 핑계대는 것은 변명에 불과할 뿐이다. 이재명이 어떤 사람이냐.
민주당 선거관리위원장인 이상민 의원마저 지사직 사퇴를 권유한 마당이다. 이 의원은 지난 5일 이재명이 현직 도지사 신분을 유지한 채 경선을 치르고 있는 점에 대해 "불공정의 문제가 아니라 적절성 면에서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한마디 했다. 이 의원은 직설적이다. 그리고 매우 합리적인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사람이 사퇴를 권유했으니 이재명도 뜨악했을 것 같다.
이재명은 6일 경선 완주와 도지사직 중 택일해야 한다면 도지사직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공개된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신종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방역이 중요한데 선거 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경기도지사직에서) 사퇴하라는 것은 말이 되느냐"면서 "도지사 지위에서 혜택을 보려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후보를 사퇴하는 것이 마땅이다. 현재 코로나 대응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그것에 전념하기 위해서라도 후보를 사퇴하고 코로나 방역에 전념하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이재명은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다.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그것을 모른다고 할 수 있다. 김부선과의 관계를 보더라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이재명은 수원시 팔달구보건소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도지사직은 1380만 도민께서 저한테 맡긴 책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해야지 자기가 정치적으로 좀 불리하다고, 선거운동을 많이 하겠다고 사퇴하는 게 말이 되겠느냐"며 지사직 유지 의사를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저에게 경선 완주와 도지사직 유지 중에 굳이 하나를 선택하라고 요구한다면 도지사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이 후보를 사퇴한다고 말릴 사람은 없다. 오히려 더 평가를 받을지 모르겠다. 이재명은 정말로 도민을 위하는 정치인이라고. 더 망설일 이유도 없다. 즉각 후보를 사퇴하라. 이낙연 측도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배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그렇다면 경선을 포기하고 도정에만 집중하시길 권유한다"면서 "'방역이 중요한데 선거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지사직에서 사퇴하라는 게 말이 되냐'라는 항변인데 경기도민의 안전을 위해 도정에만 집중하시는 게 도민에 대한 예의"라고 꼬집었다.
배 대변인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주로 불참한 이유를 묻자 경기도지사의 1시간은 '1380만 시간'이라고 했던 반응도 생각난다"면서 "경기 도정을 걱정한다면 책임 있는 공직자의 자세를 보이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재명 측은 오독(誤讀)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사퇴할 뜻이 없다는 것과 다름 없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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