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은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제주지사를 사퇴했다. 지사와 대선 후보로 양립할 수 없다는 논리에서였다. 지극히 당연하다. 원희룡은 이재명도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대선 후보인 이재명은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했다. 이재명은 국민의힘(이전 신한국당 등) 소속 지사들도 사퇴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반박했다.
멀리 이인제, 김문수, 홍준표, 남경필 등이 사퇴를 하지 않고 대선에 도전했다는 사례를 들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퇴를 하는 것이 공정하다고 본다. 경기도는 1300만 도민이 있다. 이재명은 지사직을 유지하는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할 터. 그가 전남지사나 전북지사였어도 그 같은 결정을 했을까. 제대로 심판을 받으려면 지사직을 내놓아야 한다. 나도 서울신문 사장에 도전할 때 국장 사표를 냈었다. 이재명은 도지사를 물러나지 않는 것이 족쇄가 될 지도 모른다. 소탐대실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원희룡은 최근 이재명이 코로나19 방역 적발을 한다며 심야에 공직자와 언론을 동원해 시찰을 나간 것과 관련해서도 "코로나 방역이라는 도지사 역할인가요, 이낙연 후보에게 쫓기는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한 선거운동인가요?"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배우 김부선 씨와의 스캔들도 언급하며 "지금 국민은 이 지사와 모 연예인 사이에 벌어지는 진실 공방에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했다"면서 "대통령이 되겠다면 지금이라도 즉각 고발하여 명백히 진실을 가리는 게 당당한 자세"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측도 이재명을 때렸다. "경기지사는 사퇴하지 않은 채 지난달 30일부터 이번 달 2일까지 대구, 울산, 대전 등 전국을 순회하는 등 경기도정과 도민은 뒷전이고 자신의 대선 경선 준비에만 한창"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캠프 수석대변인인 오영훈 민주당 의원은 2일 논평을 통해 "1,300만명이 넘는 경기도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도지사 자리는 대선 경선과 동시에 할 만큼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라고 상기시켰다.
오 의원은 원희룡의 지사직 사퇴를 두고 "코로나19라는 국가적 비상 상황에 도정 공백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긴 하지만, 적어도 ‘도지사직’을 대선 경선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처사"라고 평가했다. 반면 경기도지사직을 내놓지 않고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이재명을 겨냥해 "경기도민 혈세가 자신의 선거운동을 위한 주유비로, 차량 유지비 등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이낙연 캠프 박래용 대변인도 "경기도청이 이재명 지사가 재임 중인 2019년부터 2021년 6월까지 언론사 등에 집행한 광고액이 438억원이다. 한해 광고액이 평균 175억원에 달한다"면서 "전임 남경필 지사 재임 시절 연평균 홍보비(120억 원)의 45%가 늘어났다"고 집행내역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경기도가 막대한 홍보비로 언론사를 통제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셈이다. 어쨌든 지사직을 유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이런 오해도 받을 수 있기에.
#오풍연 칼럼
'국내 정치 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책 묻는 질문에 "잘 모른다" 반복한 최재형 (0) | 2021.08.05 |
---|---|
이재명-이낙연 싸움 점입가경이다 (0) | 2021.08.04 |
윤석열 국민의힘 입당 효과 크게 나타났다 (0) | 2021.08.02 |
홍준표 윤석열 원희룡 검사 선후배 대결은 불가피하다 (0) | 2021.08.01 |
홍준표는 최재형 벽부터 넘어야 한다 (0) | 2021.07.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