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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치 일반

정세균은 우량주인데 너무 저평가 됐다

by 남자의 속마음 2021.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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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통령은 스토리가 있는 사람이 유리할 것 같다. 야권에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최재형 감사원장을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감동적인 삶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이른바 흙수저 얘기가 나오는 까닭이라고 할까. 특히 어려서 고생한 사람들이 주목을 받는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유력 대권주자 가운데 유복한 가정 출신은 윤석열이 유일한 것 같기도 하다.

내 고향은 충남 보령. 나도 그곳에서 초등학교 5학년까지 다녔다. 할아버지로부터 쟁기 가는 법도 배웠다. 풀 베고, 모 심고, 지게질 하고, 나무 하고, 밭 매는 것은 기본이다. 내가 그런 일을 했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는다. 도회지 출신에 제법 잘 사는 가정에서 태어난 줄 안다. 내가 지금 이런 저런 글을 쓰고, 나눔과 배려를 강조하는 것도 시골서 성장한 것과 무관치 않다.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하겠다는 마음을 늘 갖고 있다.

정세균 전 총리. 누가 보더라도 부잣집 아들로 보인다. 항상 웃는 얼굴에 어느 구석에서도 근심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그 역시 흙수저 출신이다. 가장 어렵게 유년 시절을 보내지 않았나 싶다. 머슴살이에 가까운 시절도 있었던 것 같다. 그가 유년 시절을 토로했다. 나는 그 상황이 눈에 선하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 했으니 얼마나 실망했겠는가. 그러한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게 오늘날 정세균이다.

정세균은 지난 4월 1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총리로 있을 때다. 그는 "오늘은 올해 첫 검정고시 시험이 있는 날"이라면서 "저 역시 검정고시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이제 시작이다. 희망을 놓지 않고 당당하게 앞날을 헤쳐나가길 바란다"고 검정고시 수험생들을 응원한 정세균은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공부했던 옛일을 떠올렸다. 그는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다. 초등학교 졸업 후 1년 넘게 나뭇짐하고 화전을 일구며 집안일을 도왔다"면서 "그러다 공식 학교는 아니지만 수업료가 들지 않는 고등공민학교에 매일 왕복 16㎞를 걸어 다니며 검정고시로 중학교 과정을 마쳤다"고 했다.

전북 진안 출신인 정세균은 검정고시로 중학교 과정을 마치고 전주 신흥고에 들어갔다. 당시 전주고 등 지역 명문 대신 이 학교로 간 것도 가정 형편과 무관치 않은 듯 하다. 3년 내내 근로장학생으로 매점에서 빵을 팔아 장학금을 받고 전교회장까지 하고서 고려대 법대에 진학했다. 고려대에서도 총학생회장을 했다. 이는 리더십이 있다는 뜻이다.

정세균은 "가난하다고 해서 꿈조차 가난할 순 없다. 저에게 검정고시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한 토양이자 꿈을 키우는 자양분"이라며 "검정고시 출신이 200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삼천리 방방곡곡 어디에나 있다고 해서 '삼천리 학교'라고도 한다"고 격려했다. 그렇다. 어려운 사람은 그 과정을 거친 사람 만이 안다. 정세균의 인간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없다. 그는 모든 사람들에게 잘 한다. 그것도 진심으로. 편을 가르지 않아 골수 팬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세균의 진면목을 다시 볼 것으로 믿는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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