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40년생이다. 우리 나이로 82살. 여전히 정정하다. 때문에 여기 저기 기웃대면서 훈수를 두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것 역시 그의 자유라고 하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측은한 생각도 든다. 사람이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한다. 자기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하면. 김종인은 그것을 모르는 듯 하다. 뭔가 착각하고 있는 걸까.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고.
나는 김종인을 아주 못 마땅하게 봐온 사람이다.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대단하다고 하지만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내 생각이다. 나는 김종인이 눈치 보기에 있어서는 베테랑이라고 여긴다. 냄새를 잘 맡는다고 할까. 특히 대통령 선거 때마다 더 가능성이 있는 곳에 붙어 역할을 한다. 그것도 재주라고 한다면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가 밀었던 후보가 대통령이 됐기 때문이다. 박근혜도 그렇고, 문재인도 그랬다.
다음 대통령 선거까지도 욕심을 내고 있는 김종인이다. 정치에 관심 없다고 하면서도 계속 말을 쏟아낸다. 정치부 기자들이 찾아와 묻길래 대답만 했을 뿐이라고 둘러댈지도 모르겠다. 다시 말해 왜 찾아오느냐는 것. 김종인식 처세술이라고 할까. 다시 말해 자신의 영향력이 죽지 않았으니까 찾아오지 않느냐는 얘기다. 지금 이 같은 상황들을 즐긴다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띄웠다. 윤석열에게 메시지를 보내도 응답이 없자 삐친 나머지 대안을 찾고 있다는 게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앞으로도 이런 식의 시도는 더 있을 듯 싶다. 김종인의 생존법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최재형 감사원장을 불러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 감사원장 역시 김 전 총리 못지 않게 스토리가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야권 영입설이 나돌기도 한다.
김종인은 지난 17일 보도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부총리가 움직이는 것으로 아는데, 어떤 어젠다를 들고나오는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부총리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한 듯하다"면서 "경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경제 대통령' 얘기와 함께 (대선 주자로)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전 부총리는 '흙수저'에서 시작해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라며 "대한민국이 어떻게 가야 할지에 대해 설계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전 부총리는 덕수상고를 졸업하고 은행원 신분으로 야간대학이던 국제대(현 서경대)에 다니며 행정고시에 합격해 국무조정실장, 문재인 정부 초대 기재부 장관 등을 지내 관료사회에서 ‘고졸 신화’를 써내려간 인물이다. 아주대 총장도 지냈다. 2018년 12월 경제부총리에서 물러나 사단법인 ‘유쾌한반란’을 만든 김 전 부총리는 전국을 돌며 강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김종인 매직이 통할까. 정치라는 게 그렇다. 스토리가 있다고 모두 대통령감이 될 수는 없다. 거기에다 국민적 신뢰를 얻어야 대중 정치인으로 우뚝 설 수 있다. 김종인이 더 끼어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마디로 피곤하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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