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등판시기를 두고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다. 아마 윤석열조차도 그 시기를 못 정했을지도 모른다. 날짜를 정해 놓고 저울질 할 리는 없다고 본다.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서 탄력적으로 정하지 않을까 싶다. 정치는 타이밍도 굉장히 중요하다.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순간을 그리고 있을 게다. 윤석열은 야권 뿐만 아니라 여권의 움직임도 살피지 않을 수 없을 터. 가장 강력한 후보여서 그렇다.
지금까지는 윤석열이 나홀로 정치를 한다고 볼 수 있다. 그것도 나쁘지 않다. 보통 정치를 한다고 하면 주변에 사람이 꼬여들기 마련이다. 거기서부터 일이 그릇되기도 한다. 이른바 측근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사고를 쳐서다. 지금 드러내 놓고 윤석열을 파는 사람들은 없는 듯 하다. 윤석열이 사람 관리를 잘한 까닭이다. 물론 본격 등판을 하면 달라진다.
김종인은 윤석열의 등판시기를 5월 중순쯤으로 보았다. 이미 중순은 지났으니 김종인의 예상이 틀린 셈이다. 이는 윤석열이 김종인과 결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김종인은 윤석열도 자기 밑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또 한 번 킹메이커 역할을 하고 싶어서다. 김종인 본인은 그렇지 않다고 하지만 속내가 훤히 들여다 보인다.
나는 윤석열이 서울지검장에 취임했을 때부터 오풍연 칼럼을 쓰며 그를 관찰해 왔다. 직간접 소통을 하고 있다는 점은 밝힌 바 있다. 그런 것을 종합해 판단하면 윤석열의 등판시기가 예상보다도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윤석열 자신이 서두르지 않는다. 대신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데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자기 충전 시간으로 활용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그가 경선 등을 피할 생각은 없다고 여긴다.
윤석열의 대학동기이기도 한 석동현 변호사가 비교적 정확히 짚었다. 그는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정치적 외부 활동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면서 “지금은 다시는 못 가질, 본인만의 성찰과 준비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전 총장의 칩거 기간이 두 달을 지나 석 달에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어마어마하게 정치권의 관심을 받고 있는 인물로선 전례가 없는, 정중동의 행보”라고 했다. 아울러 “언제쯤 외부 활동을 시작하느냐, 왜 빨리 움직이지 않느냐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한다”면서 “그만큼 윤 총장에 대한 기대와 관심, 여당 측의 두려움이 큰 탓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석 변호사는 “어차피 갈 길은 정해졌다”면서 “지금은 큰 변신을 위한 허물벗기 단계”라고 했다. 또 “게다가 현재는 코로나 상황이고, 아무 직책이나 당적도 없는데 당장 집 밖으로 나온들 과연 어디서 무엇을 하겠느냐”면서 “두문불출하다시피 한 기간이 긴 것 같지만 겨우 두세달이다. 약 30년 검사 생활에 배인 티를 벗기에도 실은 짧은 시간”이라고 했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등판시기는 아무리 빨라야 6월 11일 전당대회 이후다. 7~8월쯤 몸을 풀 공산도 크다. 서두를 필요가 없어서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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