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시끄러워야 한다. 그래야 주목도 받고, 정권도 찾아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지금 국민의힘은 비전이 있다. 홍준표의 복당을 놓고 시끄럽고, 전당대회를 놓고도 그렇다. 이는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다. 사실 야당이 조용하면 끝장 다 본 것이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나간 결과라고 할까. 내가 김종인을 내몰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김종인이 그대로 있었으면 이렇지 못 했을 것으로 본다.
당 대표 경선에 중진과 초선, 신진이 함께 참여하는 것은 고무적이다. 앞서 전당대회를 치른 민주당과 비교해 보더라도 눈에 띈다. 민주당 최종 경선은 3명이 치렀다. 5선 송영길, 4선 홍영표 우원식이 경쟁했다. 여기서 송영길이 승리를 거뒀다. 다이나믹한 모습은 없었다. 여론의 주목도 덜 받았다. 그들만의 리그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초반부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출사표를 던졌거나 나올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보자. 5선 주호영 조경태 의원, 4선 나경원 전 의원과 홍문표 의원, 3선 조해진 윤영석 의원, 초선 김웅 김은혜 윤희숙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이 거론된다. 재선 그룹만 없다. 특히 초선 3인방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주목받고 있다. 반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초선과 이준석이 단일화를 할 경우 해볼만 하다는 소리가 당내서도 나오는 것 같다. 이들은 조직력에 있어 중진들보다 열세에 있는 것은 틀림 없다. 당 대표는 인기도 인기이지만, 조직력이 있어야 당권을 쥘 수 있다. 각각 원내대표를 지낸 나경원과 주호영이 유리하지 않겠느냐고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 대표 경선에서도 윤석열을 끌어들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윤석열이 야권의 기대를 한몸에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다선과 신진들의 공방이 뜨겁다. 주호영 의원은 지난 13일 당 전·현직 의원 모임 마포포럼 강연에서 "대구지검에 3차례 근무한 인연으로 (윤석열을)자주 만났다. 서울에서 사는 집도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총장 시절 검사직에서 사퇴한 김웅 의원도 언론 인터뷰에서 "사직하는 날 마지막으로 뵙고 나온 분이 윤 전 총장"이라며 당권주자 중에서는 가장 가까운 사이일 것이라고 했다. 어떻게든 윤석열과의 인연을 부각시킨다. '윤석열 세일즈'로 흐르는 당권레이스는 뚜렷한 차기 대권주자가 보이지 않는 당내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김은혜 의원은 "아직 정치참여 선언도 안한 사람과 스치고 들은 인연까지 동원하는 정치는 낡은 정치"라고 싸잡아 공격했다. 홍문표 의원도 "우리 당이 자강하면 (윤석열은)오지 말라고 해도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판에도 윤석열 팔이는 계속될 듯 하다. 윤석열을 끌어들이면 더 주목을 받는 까닭이다.
정작 윤석열은 이번 전당대회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아니 할 필요가 없다. 가만히 있어도 팔고 있는데 나설 이유가 없지 않겠는가.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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