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표 경선은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관심이다. 누가 되느냐에 따라 대선 전략이 달라질 수도 있어서다. 사실 민주당은 세대교체에 실패했다. 대표 경선은 송영길 홍영표 우원식 등 세 명이 겨뤘는데 참신성은 크게 떨어졌다. 따라서 민주당은 나경원 대표를 가장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 자기네와 도긴개긴이라고 생각할 터. 0선(이준석 전 최고위원)이나 초선(김웅 김은혜)이 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한다는 말도 나온다.
이준석이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예사롭지 않다. 중진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는 눈치다. 나도 유쾌한 반란을 촉구한 바 있다. 이들 셋 중 한 명이 대표가 된다면 정말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본다. 환골탈태라는 말이 나올 듯 하다. 홍준표가 이준석의 돌풍을 비교적 잘 분석했다. 이준석이 나이(36세)는 어리지만 정당에 들어온지 10년 됐다고 했다. 배지만 못 달았을 뿐이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23일 밤 페이스북에 “방금전 0선, 초선들이 자체적으로 벌인 토론회를 유튜브로 봤다. 그 많은 후보 중 누가 대표가 되어야 국민의 마음을 훔칠 수 있을까요?”라고 썼다. 그러면서 “여러 번 망설였고, 깊게 고민했다. 많은 분들의 다양한 도움을 받아 선거를 치른지 얼마 되지 않아서, 감히 이런 의견을 낸다는 것이 주제 넘는 일일 수 있어서 더욱 저어되었다”면서도 “유쾌한 반란을 꿈꾼다”고 했다.
오 시장의 메시지는 의미심장한 대목이 있다. 당장 중진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가뜩이나 이들 세 명에게 밀리고 있는데 오 시장까지 나서 재를 뿌린다고 할 수 있다. 유쾌한 반란은 세 명에게 해당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준석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선거 중립을 해친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오 시장은 “정치권의 공식대로 예상 가능한 결과라면, 기대감도 매력도 물거품처럼 사라지겠지요”라며 “적어도 유쾌한 반란이 손에 땀을 쥐게하는 게임으로 이어진다면, 기대감을 한껏 자극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경륜과 안정감의 대선후보와 호흡하며 대중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매력적인 당대표! 위선과 무능에 지쳐 마음 둘 곳 없는 국민이 흥미로운 기대감으로 계속 지켜봐 줄 수 있는 유쾌한 반란의 주인공!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런 대표가 선출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오 시장의 이 같은 지원 메시지로 세 명도 더욱 힘을 낼 듯 하다. 오세훈은 차차기 대통령감으로 벌써부터 지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 지방선거서 서울시장을 수성한 뒤 2027년 대통령 선거에 나설 공산이 커서다. 오세훈이 이런 상황까지 감안해 메시지를 내지 않았나 싶다. 새로 뽑힐 당 대표와 전략적 제휴를 한다고 할까.
정치란 이처럼 알 수 없다. 어떤 상황이 언제 터질지 모른다. 오세훈의 메시지는 파장이 클 게 틀림 없다. 오세훈도 그것을 모를 리 없을 터. ‘유쾌한 반란’이 현실화될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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