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국 정치를 보면서 느낀 게 있다. 오만하다는 것. 그것은 여당도, 야당도 다르지 않다. 민심과도 따로 논다. 민심은 그게 아닌데 그들은 마이웨이다. 우리 정치가 불신받는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지켜봐 왔지만 달라지지 않는다. 한마디로 구제불능이다. 한 쪽이 그러면 다른 쪽이라도 나아야 하는데 그것을 찾아볼 수 없다. 도긴개긴이다.
여야 모두 원내대표가 바뀌었다. 내년 대선까지 원내 전략을 진두지휘할 사람들이다. 민주당 윤호중,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그들이다. 둘다 4선의원이다. 국민들의 바람은 그들이 아닌데 소속 의원들은 둘을 원내사령탑으로 뽑았다. 도로 친문, 도로 영남이 되었다. 재보선에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심판을 내렸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소속 의원들도 나쁘다.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 했다. 말로만 개혁을 외쳐서 무슨 소용이 있는가. 겉과 속이 완전히 다름을 알 수 있다.
먼저 민주당을 본다. 윤호중은 법사위원장을 맡아 전횡을 일삼은 전력이 있다. 원내 다수 의석을 믿고 힘으로 밀어붙였다. 말도 거칠다. 게다가 친문 색채가 아주 짙은 사람이다. 재보선 결과와는 아주 딴판으로 사람을 뽑았다. 나는 솔직히 윤호중에게 실망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더 실망했다. 회초리를 맞고도 도로 친문을 선택했으니 말이다. 오만함의 극치다.
민주당이 이처럼 x판을 치면 야당이라도 잘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 하다. 국민의힘도 울산이 지역구인 김기현을 뽑았다. 도로 영남이다. 영남당은 안 된다고 했는데 그 한계를 뿌리치지 못 했다. 영남 출신 의원들이 많은 결과다. 국민의힘은 빼앗긴 정권을 찾아올 의무가 있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김기현 선출은 악재다. 김기현을 잘 뽑았다는 국민이 있을까.
민주당도 엉망, 국민의힘도 엉망이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민주당도 야당 복이 있다고 하겠다. 야당이 참신한 사람들로 지도부를 다시 짜면 그만큼 어려울텐데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할까. 국민의힘 대표마저 영남 출신이 되면 더 좋아할 게다. 영남 출신 원내대표-당 대표 라인은 최악이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를 당 대표로 뽑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그럼 정말 최악이 된다.
내가 보는 견해는 이렇다. 국민의힘은 윤석열이 최종적으로 대권 후보가 된다고 보고 라인업을 짤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당 대표로 뽑아야 한다. 그게 국민의 명령이기도 하다. 정치는 생물이라서 상황이 바뀔 수도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내다보면 그럴 가능성이 가장 크다. 대권 후보의 부족한 점을 메워줄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 판을 확 바꾸어 젊은 리더십을 내세워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앞서도 지적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희망이 없어 보인다. 야당은 그것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또 영남당이라면 안 된다. 중도층도 등을 돌릴 수 있다. 중도를 끌어 안고,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을 골라야 한다. 그게 시대적 소명이다. 명심하라.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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