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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치 일반

‘이재명 책임론’ 피해 갈 수 없다

by 남자의 속마음 2022.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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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끝났지만 이재명은 공공의 적이 됐다. 금배지를 달았다고 끝난 게 아니다. 이재명에게 쏟아지는 화살은 피해 갈 수 없다. 자기 혼자 살아나는 결과를 빚었다.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자의 승리는 이재명과 무관하다. 이재명이 도와주었거나 후광 때문에 승리를 거두지 않았다. 김동연이라는 인물이었기에 이길 수 있었다. 이재명은 비겁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혔다. 그것 역시 자초했다고 할 수 있다.

이재명의 인천 계양을 출마는 아무런 명분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동정도 못 받았다. 큰 정치인일수록 명분을 중시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가받는 대목이기도 하다. 노무현은 한 번도 쉬운 길을 걷지 않았다. 이재명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대선에 떨어지자마자 바로 보궐선거에 뛰어 들었다. 그것도 가장 쉬운 길을 택했다. 텃밭 출마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명분 없는 당선이 그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당장 민주당 안에서 이재명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당 중진들이 앞장섰다. 아주 드문 일이다. 이낙연 전 총리까지 가세했다. 이원욱 의원은 잇따라 이재명을 때렸다. 그는 민주당의 참패가 짙어진 2일 새벽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이라고 비꼬았다. 이날 오전에도 “이 위원장은 본인의 정치고향인 분당 갑에서 보궐선거가 치러짐에도 이른바 ‘안전한 지역’을 찾아 계양을을 선택했다. 전략공천위원장이었던 나는 이 위원장의 당당한 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과거 손학규 대표 등 험지에 출마해 선당후사를 보여줬던 민주당 정치지도자의 모습을 얘기했다”며 “열린선택을 강조했지만 결과는 예상대로였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강성 지지층을 향해서도 “필요하다면 대표 수박이 되겠다”고도 했다. 수박은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이 배신자를 지칭하는 은어다.

점잖기로 소문난 이낙연도 이재명을 못마땅해 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패배를 인정하는 대신에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뒀다”며 “책임지지 않고 남 탓으로 돌리는 것. 민주당은 그 짓을 계속했다”고 꼬집었다. 이재명을 겨냥했음은 물론이다. 이재명의 가벼운 처신을 나무랐다고 할 수 있다.

비상대책위원이었던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오히려 비대위 전체가 다 모여서 인천 계양을에서 이재명 지원유세를 하는 그런 형국까지 몰렸지 않나”라며 “참 모양이 안 좋게 됐다. 어쨌든 상처뿐인 영광이다”라고 씁쓸해 했다. 전해철 의원도 “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분들은 한발 물러서 객관적으로 원인을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적었다. 이재명의 전당대회 출마가 예상되는 가운데 사전 차단에 나선 것.

신동근 의원은 “숱한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송영길과 이재명을 ‘품앗이’ 공천하고 지방선거를 ‘대선 시즌2’, ‘이재명 살리기’ 프레임으로 만들었다”며 “평가와 혁신의 연장선상에서 전당대회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묶어두기에 나선 셈이다. 소탐대실을 생각나게 한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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