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WP 기자의 "한국 정부는 검사 출신으로만 구성됩니까. 검찰공화국 만드시나요"라는 질문이 나올 법한 인사입니다. 이러다보니 검찰 출신 법무장관 취임사를 수기 기록 공모하는 불상사도 생깁니다. 언론보도를 보고 법무장관이 취소시켰다지만 우연의 해프닝일까요. 균형과 조화를 이뤄야지 무엇이든 치우치면 안됩니다. 인사는 강력한 메시지이고, 고도의 통치행위입니다. 과유불급 인사는 망사입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3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이날 단행된 차관급 인사에서 국정원 기조실장과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또 다시 검찰 출신 인사를 앉힌 데 대해 우회적으로 꼬집었다고 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들어 검찰 출신이 눈에 띄게 많이 기용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청와대 인사라인은 검찰 출신들로 채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복두규 인사기획은 대검 사무국장, 이원모 인사비서관은 대전지검 검사 출신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도 드러난다. 한 번 믿었던 사람들은 끝까지 챙긴다고 할까. 그것까지는 나쁘다고 할 수 없다. 인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기도 하다. 다만 인사가 만사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내 사람만 챙긴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인사는 두루 살펴본 뒤 가장 적임자를 골라야 한다. 검찰 말고도 유능한 사람들이 많다.
국정원 기조실장은 요직 중 요직이다. 원장 다음으로 힘을 쓴다고 할 수 있다. 국정의 예산과 인사를 관리한다. 그러다보니 역대 정권마다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이 그 자리를 맡곤 했다. 이번에도 누가 그 자리를 맡나 주목됐는데 결국 윤 대통령과 검찰에서 손발을 맞췄던 조상준 전 대검형사부장을 앉혔다. 윤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장관 만큼이나 신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 장관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번 기조실장 인사와 관련, "(조상준은) 경력을 보면 인사, 기획, 청와대 파견, 방위사업청 파견 등 여러 분야에서 일을 했다"며 "업무 시야가 넓고 대외 조정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점에서 발탁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기조실장이 국정원 내부를 관리하는 성격의 자리인 만큼 조 변호사의 발탁이 무리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총리 비서실장까지 검사 출신이 맡았다. 이 또한 처음 있는 인사다. 이 핵심 관계자는 "(박성근도) 상당히 경험이 다양하다. 국무조정실, 국정원,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파견 근무한 경험이 있다"며 "검사이긴 하지만 여러 분야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그런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총리의 의견도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박 실장은 인천지검 공안부장,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서울고검 검사 등을 지냈다.
인사는 시스템으로 해야 한다. 각계 각층에서 추천을 받은 뒤 검증을 거쳐 유능한 사람을 뽑는 게 가장 좋다. 명심하기 바란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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