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집안 싸움이 가열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놓고 친문계와 이재명계가 사활을 건 다툼을 하는 양상이다. 이는 차기 당권과 무관치 않다. 8월 전당대회서 당권을 잡는 쪽이 주도권을 쥐기 때문이다. 2024년 총선 공천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양쪽 모두 당권은 포기할 수 없는 과제다. 친문계가 당권을 노리고 있는 이재명을 집중적으로 때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3일 열린 의총에서는 이재명이 타깃이 됐다. 이 때는 친문계가 주로 나섰다. 이재명 책임론을 제기한 것이다. 내가 봐도 맞다. 이재명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것을 아니라고 반박하는 이재명계의 주장은 억지라고 할 수 있다. 잘못은 인정해야 한다. 만약 이재명이 당권까지 잡는다고 해봐라. 그럼 정말 민주당은 끝장이다. 국민들이 민주당에 무슨 희망을 걸겠는가. 이재명은 자숙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이재명계는 이재명을 당권주자로 밀 게다. 밀리면 죽는다고 판단해서다. 죽느니 끝까지 싸워보자고 덤비는 것 같다. 참 딱하다. 당권 역시 그들만의 리그가 돼서는 안 된다. 내후년 총선 역시 포기하는 것과 다름 없다. 민주당이 환골탈태하지 않고서는 비전이 없다. 단언컨대 이재명은 아니다. 새로운 리더십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한 가닥 희망이라도 걸 수 있다.
이재명계의 행동대장 격인 김남국 의원은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마치 '작전'하듯이 국회의원 10여 분께서 일제히 SNS에 글을 올리고, 일부는 방송에 출연해 일방적인 주장을 했다"며 "3일 의원총회에서의 발언 역시 잘 짜여진 드라마의 각본을 본 것 같았다. 우리들의 부족함을 되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네 탓 타령'만 가득했다. 반성보다 당권에 대한 사심이 가득해 보였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런 이재명 책임론 논의가 선거 전부터 계속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심지어 선거 당일 낮 12시에 모여서 회의도 했다고 한다"며 "어떤 의원은 선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재명을 비난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고치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폭로했다. 또 "국민들은 단 하루도 못 참고,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이재명 책임론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절망하고 계신다"며 "분열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의원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 국민과 당의 이익보다 더 우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용민 의원도 "부족하고, 문제점 파악 못하는 국회의원들과 당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정신 차려야 한다"며 "당 내부에서 당권장악 등 권력투쟁을 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당 외부의 정치세력과 권력투쟁을 하는 것은 피하는 정치인들도 이번에 정신 차리지 못하면 결국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가세했다.
이제는 이재명이 답을 해야 한다.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고 백의종군 하겠다는 뜻을 밝혀야 한다. 그게 바로 선거패배에 책임 지는 자세다. 민주당과 이재명이 죽지 않는 길이기도 하다.
#오풍연 칼럼
'국내 정치 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준석 대표 팽(烹) 당할까 (0) | 2022.06.07 |
---|---|
내가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자를 주목하는 이유 (0) | 2022.06.06 |
박지원, “인사는 균형과 조화 이뤄야” (0) | 2022.06.04 |
‘이재명 책임론’ 피해 갈 수 없다 (0) | 2022.06.03 |
김동연-김은혜 대결 드라마보다 더 재미 있었다 (0) | 2022.06.0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