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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마이웨이를 계속 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겠다는 것. 물론 후보자 등록도 했다. 그러나 당내 반발이 심상치 않다. 명분이 없는 것은 맞다. 송영길 역시 패장이다. 패장이 나만 살자고 나서는 모양새다. 송영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 하다. 당을 위해 희생하겠다고 말한다. “오세훈을 누가 이길 수 있겠느냐”고 한다. 자신이라도 나서 싸우겠다고 의욕을 불태운다. 다시 말해 지는 게임을 하겠다는 얘기다.
송영길은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 이유 등을 설명했다. 그런데 그 설명이 다소 황당하다. “지금 오세훈 시장을 이기는 후보가 어디 있겠나. 경선으로 공약과 비전을 홍보할 기회도 주지 않고 이미 완성된 ‘레디 메이드 허니’, 즉 만들어진 꿀단지를 찾아다니는 수동적이고 어리석은 행동은 안된다”면서 “이미 만들어진 꿀단지만 찾으려는 건 본선 경쟁력을 깎아 먹는 짓”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서 누구를 내세워도 오세훈을 이길 수 없다는 논리다. 게임도 하기 전에 질 수밖에 없다고 자백한 셈이다. 그런 후보를 내세우는 게 옳을까. 송영길은 출마를 접는 게 맞다. 선거란 그렇다. 어떻게든 이겨야 하고, 그에 걸맞는 후보를 골라야 한다. 송영길처럼 패배주의에 젖은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따라서 송영길의 출마는 자기 희생이 아니라 욕심이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계산이다. 당 대표를 지낸 사람으로서 할 도리가 아니다.
그는 자기 합리화에 능하다. “싸움을 회피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골에 앉아있는 것이 책임지는 것이냐, 아니면 누가 보더라도 질 거라고 생각해 아무도 출마 선언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당을 위해 다시 한 번 희생하겠다는 자세로 나서는 것이 책임지는 것이냐”라며 “현역 의원 임기 2년과 국회의장 도전 기회도 포기하고 당을 위해 싸워달라는 많은 분의 요청에 부응해 나오는 것이 오히려 당에 책임지는 자세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논리를 댄다고 합리화될 수 없다. 송영길은 자리에 대한 욕심이 많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 출마도 그렇다. 그는 몇 번의 도전끝에 대표 자리도 꿰찼다. 비주류인 그가 정상에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다. 끈질김 하나는 인정할 만 하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는 또 다르다. 오세훈이 상대적으로 강하다면 그와 맞설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분명 강조하건대 송영길도, 박주민도 아니다.
김민석 의원이 꼽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강병원(재선·서울 은평을) 의원,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 등이 더 낫다는 생각도 든다. 지는 게임이 아니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 송영길 사퇴로 그 물꼬를 틀 수도 있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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