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딱 한 달 남았다. 5년이 흐른 셈이다. 문 대통령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 정권을 빼앗겨 버린 장본인이 됐다. 나는 대통령 후보인 이재명도 문제가 많았지만, 문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더 컸다고 본다. 따라서 정권 교체는 당연했다. 그럼에도 청와대 측은 “내 탓이오”를 하지 않는다. 정권 마지막 날까지도 그럴 모양이다.
나는 글을 쓰는 입장에서 매일 문 정권을 보아왔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무엇이라고 할까. 무능했다는 표현이 가장 어울릴 듯 싶다. 문재인 정권은 이를 인정하고 싶지 않을 게다. 그럼 스스로 5년을 되돌아 보아라. 딱히 잘한 것도 없지만, 잘못한 것도 없다고 할 듯 하다. 아무런 색깔도 없었다. 그러니 기억나는 게 있겠는가.
그들은 촛불 혁명을 통해 태어났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 뜻을 받들어 정말 잘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 했다. 정권을 재창출하지 못한 결정적 이유다. 국민들은 냉정했다. 더 이상 문재인 정권에 희망이 없다고 판단했다. 내가 생각나는 것도 딱 두 가지다. 조국 사태와 김정숙 여사 수백 벌의 옷 정도. 문 대통령이 감동을 준 것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들끼리는 자화자찬을 한다. 스스로 못 났다고 하는 사람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그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님의 퇴임이 꼭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며 “때론 가까이에서 뜨겁게, 때론 멀리서 안타깝게 5년의 시간을 함께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대선 캠페인 시절부터의 하루 하루가 주마등처럼 스쳐간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온전한 평가가 이루어지리라 믿는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문 대통령을 향해 짧은 인삿말도 남겼다. 그는 “지금은 그저 고생하셨다고 이제는 좀 쉬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정말 애 많이 쓰셨다. 감사하다”고 했다. 끝으로 “대통령님과의 지난 시간을 회상하다가 사진 몇 장 공유한다”며 자신과 문 대통령이 함께 찍힌 사진 10장을 공개했다.
이보다 앞서 문 대통령을 제일 가까이서 보좌해온 탁현민 의전비서관도 지난 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과거를 되돌아 보았다. 그는 “오늘 퇴임하시는 날까지의 일정을 보고드리고 나니 ‘이제 정말 하산이구나, 아니 이미 하산 중이구나’하는 생각이 새삼스러웠다”며 “문득 높고, 길고, 힘들었던 여정이 떠올랐다. 올라보니 정상은 끝이 아니었고, 내리막은 오르막 만큼이나 순탄치 않았다”고 돌이켰다.
탁 비서관은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했던 곳은 정상이 아니었고, 길은 다시 위로, 더 위로 향해 있었다”면서 “그러니 우리는 이제 그만 내려와야 했다. 더 위로 올라갔었어도 결국엔 내려와야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기억에 남는 장면은 우리가 정상이라 생각한 곳에서 따뜻한 차 한잔을 드렸던 일이다. 그게 내가 했던 전부였다”고 했다. 권력무상이 느껴진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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