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최대 위기다

윤석열로서는 최대의 악재를 만났다. 고발 사주에 대한 사실 여부를 떠나 거론되는 것 자체 만으로도 큰 타격을 입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의심이 가는 대목도 있기에 윤석열이 풀지 않을 수 없다. 나도 첫 뉴스를 접하고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윤석열도 그랬을 것이다.

여당으로서는 최고의 호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 이재명도, 이낙연도, 정세균도 윤석열을 때린다. 공동 전선을 편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이참에 윤석열을 날려버리자고 작심한 듯 하다. 하지만 정치라는 게 간단하지는 않다. 사실이 아닐 경우 또 다른 정치공작을 의심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채널A 사건도 그랬다.

민주당 이재명 지사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열린민주당, 정의당 등 모든 민주개혁진영이 공동대응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의혹이 사실이라면 윤석열 검찰의 중대한 헌법파괴, 국기문란 사건이 아닐 수 없다"면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당 대선후보들의 공동대응을 제안한다. 후보별 유불리를 따질 사안도, 개별적으로 대응할 일도 아니다"라며 "이른 시일 안에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재명도 “의혹이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만약 그렇다면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얘기를 하지 않더라도 윤석열은 당장 후보 사퇴를 해야 한다. 법조를 오래 출입한 내가 볼 때 윤석열이 그렇게 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다고 본다. 많은 법조인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법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조금 더 나갔다. 윤석열의 후보직 사퇴와 적극적 소명을 요구했다. 그는 "윤석열씨는 '그런 적 없다'는 식의 한 줄 반박에 이어, 오늘은 '고발 사주를 했다면 왜 안 됐겠느냐'며 적반하장으로 나왔다"며 "차마 법조인의 논리라고 하기 부끄럽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가 사정기관장이 정치권과 뒷거래했다는 의혹을 그런 식으로 호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냐. 윤 전 총장은 이미 대선 후보의 자격을 상실했다. 예비후보직을 내려놔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세균도 “정치공작 의혹자가 오히려 정치공작 운운하는 적반하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윤석열 후보, 사안이 매우 엄중합니다. 대변인 뒤에 숨지 말고 직접 나와 해명하십시오. 윤석열 캠프의 주장대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후보직을 걸고 당당하게 말해야 할 것입니다.”라고 했다. “만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즉각적인 후보직 사퇴는 물론이며 응당 죗값을 치러야 할 것입니다.”라고도 했다.

여기에다 홍준표 등 야당 후보들까지 윤석열을 옥죄고 있다. 이 파고를 잘 넘지 못 하면 최대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정치는 한 치 앞도 모른다.

#오풍연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