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전 충남서 과반 득표, 대세 굳혔다

역시 이재명이었다. 경선 첫 투표 결과 과반 득표를 했다. 그것도 역대 대통령선거의 키를 쥐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충청 지역에서. 과반 득표가 최대 관심사였다. 나는 앞서 과반 득표를 예상했다. 대세를 장악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내가 이재명을 비판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다.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으면 대세를 형성하게 된다. 이재명이 그랬다.

민주당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4일 치러진 대전·충남 경선에서 과반 득표율로 승리했다. 이 지사는 이날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전·충남 경선에서 총 1만4012표를 얻어 득표율 54.81%로 1위를 차지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7007표로 2위(27.41%)에 그쳤다. 이재명이 더블 스코어 차로 이겼다. 앞으로 한 달간 치러질 민주당 순회경선에서도 이재명의 압승이 예상된다고 할까.

조직이 탄탄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003표(7.84%)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정세균은 10% 벽을 깰 수 있느냐가 관심사였는데 거기에 미치지 못 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1704표(6.67%), 박용진 의원 624표(2.44%), 김두관 의원 214표(0.84%) 순으로 집계됐다. 일부 후보의 경우 중도 사퇴할 지도 모르겠다. 완주의 의미가 없는 탓이다.

이재명은 합동연설회 후 가진 언론브리핑에서 "민주당 당원과 민주당을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의 선택에 겸허하게 감사드린다"며 "우리 민주당 당원께선 본선 경쟁력을 중심으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적극 지지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하늘로 알고 우리 당원을 민주당의 주인으로 잘 섬기도록 하겠다"면서 "더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국가와 국민의 삶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집중하고 원팀이 되도록 네거티브 없는 정책 선거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낙연 측은 예상 밖의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 차이가 너무 크게 벌어졌다. 선거 전략의 실패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을 깎아내리기 위해 네거티브 전략을 구사했지만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누가 보더라도 식상한 느낌이 없지 않았다. 이낙연도 신사 이미지가 강한데, 이재명을 흠집내기 위한 공격을 퍼부었다. 이제 네거티브는 잘 안 통한다. 지난 번 서울 부산 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드러나지 않았던가.

이재명은 굳히기에 들어갈 것 같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1차에서 끝날 공산이 크다. 이낙연이 치고 올라가야 하는데 역부족이 느껴진다. 정세균과의 단일화 얘기가 또 나올 듯 하다. 이재명이 1차서 과반 득표를 하면 모든 게 허사로 돌아간다.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 전략을 수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게다. 호남마저 무너지면 정말 끝이다.

이재명은 경선 이후까지도 내다보지 않을까 싶다. 원팀 정신을 강조하면서 윤석열 공격에 더 앞장 설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은 두 번째 대선 도전이어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 보인다. 정책 공약으로 내건 기본 시리즈도 어쨌든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이재명 시대가 다가오는 느낌이다.

#오풍연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