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는 참 독특한 정치인이다.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최고참이다. 1996년 15대 국회의원으로 입문했다. 이를테면 90년대 (정치)학번이라고 할까. 나머지는 모두 2000년대 학번이다. 나는 그가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를 할 때부터 보아왔다. 그 당시도 시원시원 했다. 무엇보다 일을 아주 열심히 했다. 그를 데리고 있던 간부들이 모두 칭찬하는 이유다.
검사 출신 정치인이 대권 후보가 된 것은 홍준표가 처음이다. 그는 머뭇거림이 없다. 화법도 그렇다. 그러다보니 이른바 ‘막말’도 많이 했다. 원내대표도 하고, 당 대표도 했다. 혼자 힘으로 그런 자리에 올랐다고 할 수 있었다. 투쟁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번 대선 후보도 그랬다. 경남지사로 있다가 대권 도전에 나섰었다.
이번 도전이 두 번째다. 윤석열이라는 강력한 도전자 앞에 멈칫거릴 수밖에 없었다. 윤석열은 검찰의 까마득한 후배지만, 문재인 정권에 맞서면서 유력 대권주자로 떠올랐다. 지금도 윤석열과 홍준표는 격차가 많이 난다. 그럼에도 홍준표는 윤석열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큰소리 친다. 여론조사 지지율도 조금씩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홍준표는 분명 상승세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15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포인트)한 결과, 윤석열과 이재명은 각각 26.5%, 24.9%로 나타났다. 윤석열은 지난 조사보다 0.2%포인트 상승한 반면 이재명은 1.0%포인트 하락했다. 이낙연이 0.1%포인트 하락한 12.8%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홍준표는 2.7%포인트 상승한 8.1%로 4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4월(7.6%) 이후 최고치다.
홍준표는 26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6년간 모든 선거를 다해봤다. 지지율이 오르는 사람과 내려가는 사람이 붙으면 오르는 사람이 이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윤석열에 대해서는 “다시 재도약할 기폭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이번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홍준표는 “국민들의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높다. 지난 탄핵 때는 우리당 지지율이 4%밖에 안됐다”면서 “당시 홍준표가 원맨쇼로 24%를 만들었다. 당도 포기했고 선거운동도 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지금은 당이 온전하고 복원이 됐다”면서 “전국적으로 정권교체의 열망이 각종 지표에서 높게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은 미워도 홍준표는 미워하지 말아 달라. 여야 대권 후보 가운데 전북도민이었던 사람은 정세균과 홍준표 뿐이다”고 읍소했다. 홍준표의 처가는 부안군 줄포면이다.
홍준표의 역전을 점치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갈 길은 여전히 멀다. 윤석열도 그렇게 흔들리지 않는다. 후보간 토론이 관건이라고 하겠다. 토론으론 홍준표를 이길 사람이 없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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