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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치 일반

민주당은 ‘노무현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 하고 있다

by 남자의 속마음 2021.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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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이 노무현 탄핵에 찬성했냐, 반대했냐. 사실 그것은 이낙연만 안다. 무기명 비밀 부표를 했기 때문이다. 찬성했어도 반대했다면 그만이고, 반대했어도 찬성했다고 몰아붙일 수 있다. 17년이 지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여부를 두고 이재명과 이낙연 측이 세게 붙고 있다. 조금 식상하기는 하지만 눈길은 끌 수 있다. 이재명 측은 이낙연에게 거짓말 프레임을 씌우려 하는 것.

이낙연은 적통 후보론을 내세우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을 계승할 적임자는 이낙연이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적통이 많다. 정세균도, 추미애도, 김두관도 같은 주장을 한다. 이재명은 적통이 아니다. 이재명은 단 한 사람, 이낙연만 때리고 있다. 이낙연만 잡으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낙연은 이참에 이재명마저 따돌리려 한다. 둘의 경쟁이 치열한 이유다.

이재명계 좌장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23일 오전 페이스북에 이낙연을 겨냥해 “끝까지 거짓과 위선으로 나간다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고 적었다. 정 의원은 ‘진실한 것 이상 더 훌륭한 전략은 없다’는 노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잘못 판단할 수 있다.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용서와 이해를 구하면 누가 계속 비난하겠는가”라고 했다. 하지만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아예 단정적으로 이낙연이 거짓말 하고 있다고 규정한 셈이다.

이낙연 측도 즉각 반박했다. 이낙연 캠프는 “노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이낙연과 김종호 의원이 반대를 한 것은 이미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알고 있다”는 이기명 고 노무현 대통령 후원회장의 글을 공유했다. 배재정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없으니 악의적 마타도어를 던지기만 하면 끝인가”라며 “본인이 나서 노 전 대통령 공격의 최전선에 섰던 ‘팩트’에 대해서는 일말의 반성도 없이 이 무슨 해괴한 작당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재명을 직접 겨냥했다고 할까.

정세균도 끼어 들었다. 그는 “나는 마지막까지 탄핵을 막기 위해서 의장석을 지킨 사람”이라고 했다. 이재명과 이낙연의 ‘양강 구도’를 깨기 위해 ‘민주당 적통 후보론’을 강조하고 나섰다. 2004년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노 전 대통령 탄핵 표결을 막기 위해 의장석을 지켰던 정세균은 당시 탄핵 움직임에 동참했던 새천년민주당 소속이었던 이낙연과 추미애에 대해 “우리 당 쪽은 제가 잘 알지만 그쪽(새천년민주당) 사정은 자세히 모른다”고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재명 측은 당시 사진 등을 증거물로 제시했다. 사진만 보면 이낙연이 탄핵에 반대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것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고 하겠다. 이재명도 이낙연을 표적 삼아 "당시 사진들을 보니 표결을 강행하려고 물리적 행사까지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최근에는 반대표를 던졌다고 하니 납득이 잘 안 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낙연의 탄핵 찬반여부는 밝혀질 수 없다. 공방으로 끝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그럼 이낙연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 “반대했다”고.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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