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인터넷 뉴스를 검색하던 중 눈에 확 띄었다. 넥슨 창업주 김정주 이름이 속보로 올라왔다. 다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아무리 좋은 소식이라도 속보로 잘 뜨지 않는 속성을 알기 때문이다. 기사를 클릭했다. 아니나 다를까 별세 소식을 알리는 뉴스였다. 그의 나이 이제 54살이다. 가족으로는 부인과 두 딸이 있다. 나도 깜짝 놀랐다. 그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지 못 했다. 갑자기 세상을 떠난 것이다.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짐작을 할 게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는 1일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했다”고 밝혔다. NXC 측은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함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다만,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악화한 것으로 보여 안타까울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용히 고인을 보내드리려 하는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려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왜 죽었을까. 우울중이 원인으로 여겨진다. 김정주는 한국 5위의 부자다. 부러울 게 없을 사람이다. 그러나 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이국땅 하와이에서.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전도양양한 경영자가 떠남으로써 우리 업계도 큰 손실을 봤다. 그는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말 맨손으로 창업해 투자를 받지 않고 상장까지 시킨 기록도 갖고 있다. 벤처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롤 모델이기도 했다.
업계도 그의 죽음에 대해 깊은 애도를 했다. 고인과 서울대 공대 1년 선후배 사이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내가 사랑하는 친구가 떠났다”며 “살면서 못느꼈던 가장 큰 고통을 느낀다. 같이 인생길 걸어온 나의 벗 사랑했다. 이젠 편하거라 부디”라고 추모 글을 올렸다. 김 대표(85학번)는 김정주(86학번) 창업자가 ‘형’이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였다. 한게임 창립 멤버인 남궁훈 카카오 대표 내정자도 “업계의 슬픔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짧은 글로 애도를 표했다.
김정주는 한국 벤처업계의 1세대 창업자다. 온라인 게임 중심의 한국 게임업계를 세계적 수준까지 끌어올린 주역으로 평가 받는다. 1994년 12월 서울 강남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넥슨을 창업하고 PC 온라인게임 ‘바람의나라’를 출시했다.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빠르게 성장한 넥슨은 2000년대 초부터 엔씨소프트, 넷마블과 함께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3N’ 중 하나로 꼽혀 왔다. 김정주는 갔지만, 그의 정신은 살아 있으리라고 본다. 부디 잘 가시라.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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