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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결혼 34주년 단상!

by 남자의 속마음 2021.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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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7일이면 결혼한지 만 34주년이 된다. 1987년 11월 17일 결혼했다. 참 세월 빠르다. 엊그제 같은 데 30여년이 훌쩍 흘렀다. 오늘도 아내와 함께 여의도공원에 가 걷고 들어왔다. 주말에는 여의도공원이 산책 코스다. 낙엽이 많이 떨어졌다. 겨울이 오고 있다는 뜻이다. 나무도 계절따라 변한다. 앙상한 가지를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다.

기자의 아내. 남편으로서 부족함이 많았다. 나는 바쁘게 살았지만, 가족은 살갑게 챙기지 못 했다. 그래서 늘 미안한 마음이다. 아내 왈 “지금부터라도 잘 하라”고 한다. 하지만 몸과 마음이 따로 논다. 나이 탓을 해야 할까. 내 나이도 62살. 옛날 같으면 뒷방 노인네 소리를 들을 나이다. 내 바람은 딱 한 가지다. 나와 아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것. 대부분 같은 바람일 것으로 본다. 건강이 최고이기 때문이다.

아내와 연애시절을 되돌아 본다. 우리는 캠퍼스 커플. 우리의 만남도 운명이었다. 1985년 봄 카투사 제대를 한 뒤 학교에 들렀다가 문과대 벤치 앞에 앉아 있는 아내를 처음 보았다. 아내는 당시 사학과 3학년. 밝게 웃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그 때는 아내가 될 줄 몰랐다. 나는 복학 준비 중이었고, 아내는 재학생. 그리고 몇 달 뒤 가을에 복학을 했다.

오다가다 아내를 자주 보게 됐다. 내가 먼저 말을 건넸던 것 같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본격적으로 가까워진 것은 86년 1학기부터다. 나는 가을학기에 복학해 한 학기만 남겨두고 있었다. 그 때 학교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를 했다. 나는 언론사 준비를 했다. 아내가 내 자리를 잡아주곤 했다. 아내가 아니었더라면 언론사 입사도 힘들었을 게다. 지금도 그 고마움은 잊지 않고 있다.

기자 생활을 할 때는 아내의 내조가 컸다. 우리 집이 허름했지만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집으로 왔다. 식사는 물론 잠을 자고 간 경우도 많았다. 요즘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럼에도 아내는 한 번도 짜증을 내지 않고 손님치레를 했다. 나는 그것을 당연히 여겼다.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 부모마저도 밖에서 만나는 세상이 됐다. 이유는 한 가지다. 그게 서로 편하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우리에게는 34살 짜리 아들이 하나 있다. 아직 미혼. 17일도 저녁 약속을 해 놓았다. 셋이서 저녁을 먹을 참이다. 아들의 짝이 있으면 더 좋으련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사람 일이기도 하다. 녀석이 고맙다. 딸이 없지만 딸 이상으로 엄마를 도와준다. 자상하기가 이를 데 없다. 결혼은 아들에게 맡길 생각이다. 언젠가 제짝이 나타나리라고 본다.

나는 아직 현역으로 있다. 비록 일주일에 이틀이지만 회사에 출근하고 있다. 이것 역시 복 받았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요일은 거의 아내와 함께 보낸다. 매일 산책을 하는 편이다. 둘이 같이 걸을 때 가장 행복하다.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고 천천히 걷는다. 사랑은 영원하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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