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경태 의원. 정치부 출입기자를 20년 가까이 하고, 지금도 정치 관련 칼럼을 쓰고 나도 그가 조금 생소하다. 무려 5선 의원이나 되는 데도 초선처럼 느껴진다. 좋은 의미에서는 신선하고, 나쁜 의미에서는 그동안 뭐했느냐고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내가 잘 모르면 일반 사람들은 더 모를 것이다. 물론 나는 그의 이력을 대충 알고 있기는 하다.
조 의원의 지역구가 부산이어서 그럴 지도 모르겠다. 만약 서울 등 수도권이었다면 한 번쯤 연락이 닿았을 지도 모른다. 5선인데 상대적으로 젊다. 68년생으로 올해 54살이다. 만으론 53살. 5선 의원 가운데는 여야 통틀어 나이가 가장 어림은 물론이다. 일찍 정치에 입문한 까닭이다. 조 의원은 남들이 갖지 못한 젊음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최대 장점으로 살려야 한다.
국민의힘은 수구 보수 이미지가 강하다. 그게 선거에 유리할 리 없다. 내년 대선도 중도 표를 많이 끌어오는 쪽이 이기리라고 본다. 이번 재보선에서도 여지 없이 드러났다. 상대적으로 넓어진 중도층이 야당을 지지했다. 야당이 이뻐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정부여당이 미워 그들을 떨어뜨리기 위해 야당으로 등을 돌렸다고 할 수 있다. 대선에서 꼭 그러리라는 보장도 없다. 무엇보다 중도층에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조경태를 보수 꼴통이라고 할 사람은 없다. 그와 함께 당 대표 물망에 오르는 주호영이나 정진석은 보수 냄새가 진하게 난다. 둘의 걸어온 이력과 무관치 않다. 이들이 지명도에 있어서는 조경태를 앞설지 몰라도 참신성에서는 떨어진다. 국민의힘도 바뀌었다는 얘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 그 나물에 그 밥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그런 점에서 조경태 리더십을 주목하고 있다.
조경태는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개혁적 이미지가 가장 강한 편에 속한다. 그런 사람이 당 대표가 돼야 이미지를 바꿀 수 있다. 특히 다음 당 대표는 내년 대선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다. 대선 후보도 중요하지만, 대표 또한 개혁적 이미지를 살릴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조경태라면 그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조경태가 최근 라디오에 나와 한 말을 들어 보았다. 그는 “초선의원들도 (당) 대표에 출마하는 것은 아주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자신들이 어떤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좀 더 과감해야 되고, 우리 당을 쇄신하는데 (필요한) 용기있는 목소리들을 많이 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자신 도전에 대해서는 “국민적 목소리를 잘 담아내는 정치인이 이번에 당 대표가 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단순히 선수가 높고 낮은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도 했다.
그는 “우리당을 쇄신하고 개혁하기 위해서, 또 민주당에 대해 뭘 좀 잘 아는 제가 나와서 내년에 정권을 다시 찾아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아직도 부자 정당, 웰빙 정당, 기득권 정당의 이미지가 강한 우리당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좀 더 개혁적인 정당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국민적 요구가 많이 있다”고 말했다. 조경태가 제시하는 방향이 바로 야당의 나아갈 길이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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