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는 묘한 재주가 있다. 사람을 짜증나게 만드는 데 1등이다. 여당 대표라는 사람이 그렇다. 솔직히 불안해서 더는 못 보겠다. 물러나는 것이 맞다. 국민을 피곤하게 할 요량이라면 더 있어도 된다. 그는 스스로 몸값을 떨어뜨리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말의 동정심도 유발하지 못 하고 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지금 이준석이 하는 행동은 용서받을 수 없다. 오죽하면 그를 가장 가까이서 모시는 비서실장도 그만둔다고 할까.
박성민 당대표 비서실장이 30일 전격 사퇴한단다. 박 비서실장은 대표적 친윤계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었다. 그런데 이준석이 천방지축으로 날 뛰니 더 이상 모실 수 없다고 판단한 듯 하다. 나라도 그런 대표와는 하루 이상 함께 못 있을 것 같다. 박 실장이 오래 참았다고 할 수 있다. 이준석은 이마저도 반성하지 않을 사람이다.
가장 가까운 게 비서실장이다. 그런 사람마저 떠난다면 이준석에게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이준석은 그 입으로 망해가고 있다. 무엇보다 대표는 무게감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 없이 가벼운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 어떤 국민이 그것을 좋게 보겠는가. 누가 한마디 하면 그냥 못 있는다. 바로 공격을 해댄다. 유치한 방식으로. 이준석 자신은 그게 최상이라고 생각할 터.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바보 짓이다.
박 비서실장은 연합뉴스와 가진 통화에서 "일신상 이유로 당대표 비서실장에서 사퇴하겠다. 오늘 오전 국회에서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이상 (이 대표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는 것 같다. 도움도 안 될 것 같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이 같은 사퇴 결심 배경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최근 표면화한 당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측과 이 대표 간 갈등이 적지 않게 작용했을 것이란 말이 나온다.
박 비서실장의 당직 사퇴를 두고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나아가 이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손절'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일부에서 나온다. 오는 7일 윤리위 심사를 앞두고 이 대표에 대한 친윤 그룹의 '고립작전'이 가속화한다고 할 수 있다. 이준석은 정말 고립무원이다. 당내 우군을 찾기 어렵다. 이 상황에서 어느 누가 이준석을 두둔할 수 있겠는가.
대통령실과 이 대표측은 지난 주말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회동설을 놓고 진실게임 양상을 보였다. 이 대표측이 사실상 회동이 있었다는 점을 확인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식 부인하면서 대통령실이 이 대표에 대한 거리두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이 대표는 지난 27일 윤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했을 당시에도 직접 배웅한 권성동 원내대표와 달리 공항을 찾지 않았다.
이준석이 대표직을 그만두라는 뜻이라는 점을 모를 리 없다. 이를 뭉개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그의 정치적 운명은 윤리위 판단에 달렸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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