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재명 캠프에 참여할 것이냐도 관심사였다. 그러나 참여하지 않는다고 한다. 참여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던 터라 의외다. 왜 그런지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나는 유시민이 한층 성숙했다고 본다. 예전에는 그를 신랄하게 비판한 바 있다. 원래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가겠단다. 그 같은 결정에 박수를 보낸다.
유 이사장은 14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이사장 임기를 마치며 올린 글에서 “제가 재단 이사장을 퇴임하고 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거캠프에 참여할지 모른다는 일부 정치인의 발언과 언론 보도가 있었다”고 했다. 결론은 가지 않겠다는 것. 그는 “대통령 후보의 선거캠프 참여는 중요하고 뜻깊은 일이며 큰 책임이 따르는 행동이다.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정치와 행정에 참여해 공동의 책임을 완수할 각오를 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저는 선거에 나가는 일도 공무원이 되는 일도 다시는 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몫의 책임을 질 의사가 없으면서 어찌 선거캠프에 몸을 담겠는가”라며 “저는 글과 말로 세상과 관계를 맺고 사는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유시민답다. 자신의 분수를 안다고 할까. 유시민은 이른바 셀럽이다. 유시민을 지지하는 층이 많다. 그런 사람들이 캠프에 가담하면 당연히 주목받는다. 유시민은 그런 길을 포기한 셈이다.
이사장직 임기를 연장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설명했다. "저는 글과 말로 세상과 관계 맺고 사는 사람이다. 이사장을 맡은 동안 자유롭게 쓰고 말하는 저의 행위가 재단 이사장이라는 직책과 종종 마찰을 일으켰다"면서 "그런 위험을 피하려면 이사장을 연임하거나 임기를 연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자유인으로 살겠다는 뜻이다.
유시민은 "10월 12일 임시 이사회는 저의 판단을 받아들였고, 시민사회수석비서관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했던 이정호 재단 이사를 권한대행으로 선임했다"면서 "도서비평 교양방송으로 전환한 '알릴레오 북스'는 계속한다. 이사장이 아니라 재단과 계약한 '고정 출연자'로 알릴레오 북스 시청자 여러분을 만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정부에서 일했을 때와 다르지 않은 의미와 보람을 느끼면서 재단의 업무를 수행했다"면서 "분에 넘치는 영광이었다. 이제부터는 노무현재단의 평생회원이자 늘 깨어 있고자 하는 시민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당장 이재명 캠프는 실망이 클 것 같다. 이낙연이 결과에 승복했지만, 이낙연의 선대위 합류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마당에 유시민이 합류하면 관심을 모으면서 큰 힘이 됐을 것이다. 이러다가 이재명 선대위 기피 현상이 생길 지도 모르겠다. 이낙연 지지자들이 이재명을 비토하는 것도 큰 문제다. 이재명은 그것부터 풀어야 한다. 내 편도 관리하지 못 하면 대선 후보 자격이 없다. 이재명에겐 첩첩산중이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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