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대로다. 올 추석 밥상머리 얘기는 대장동 사건이 모두 집어 삼켰다. 성남시장으로 있으면서 인허가를 내준 이재명이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그렇다. 그럼에도 이재명은 이리저리 둘러댄다. 하지만 이재명의 말을 믿을 사람은 얼마나 되겠는가. 나부터도 귀에 안 들어온다. 수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그럴 것 같다.
이 사건이 민주당 경선에 불똥이 튀었음은 물론이다. 그런데 희한하다. 이재명은 국민들에게 설명하지 않고, 이낙연 측에 화살을 돌린다. 추석인 21일에는 둘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이재명이 먼저 이낙연을 공격했다. 알만한 사람이 야당과 보수언론에 동조한다고. 이낙연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바로 되받아쳤다. 경선 판도에도 영향을 줄 듯 하다.
이재명은 페이스북을 통해 다소 무리한 요구도 했다. 그는 “보수언론과 부패야당의 허위주장에 부화뇌동해 동지를 공격하는 참모들을 자제시켜 달라”면서 “투자 수익률에 대한 명백한 곡해와 보수언론 편승주장에 대해 공식사과가 어려우시면 유감표명이라도 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 같은 요구는 이낙연에게 무릎을 꿇라는 말로도 들린다.
그는 이번 사건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일일이 나열한 뒤 “구태 보수언론과 부패 보수야당의 음해적 정치공세에 편승하지 마시고, 법에도 전례도 없는 획기적 방식으로 개발이익 5503억원 환수한 이 사건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격려하고 권장해 달라”면서 “개발이익국민환수를 아예 법 제도로 만들 수 있게 도와 주십시오”라고 했다. 끝까지 문제가 있다는 얘기는 하지 않고 자신의 치적만 강조한 셈이다.
그동안 정면에 나서지 않았던 이낙연도 칼을 빼들었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의도다. 이재명을 바로 겨냥했다. 그는 “문제를 저 이낙연에게 돌리지 마시고,
국민과 당원께 설명하십시오. 많은 국민과 당원이 의구심을 갖고 계십니다.“라고 운을 떼면서 ”그 의구심이 신뢰로 바뀔 때까지 겸손하고 정확하게 설명하시면 될 일입니다. 국민과 당원은 정치인보다 정직하고 현명하십니다.“라고 돌려주었다.
이낙연은 “아무리 경선 국면이지만, 사실관계를 밝히면 될 일을 저를 끌어들여 내부 싸움으로 왜곡하고, 오히려 공격하는 것은 원팀 정신을 거스르는 것”이라면서 “이 지사측이 시도하는 프레임에 현혹되는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는 계시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저는 누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든, 국민의힘 후보를 꺾고 4기 민주정부를 출범시키는 역사적 책무를 다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낙연 캠프는 충분히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여긴다. 전국민적 관심사에다 의혹까지 증폭되고 있는데 같이 대응하자고 하는 것도 옳지 않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궁금증이 풀리지 않고 있다. 나도 만 35년째 취재를 하고, 칼럼을 쓰고 있지만 이번과 같은 일은 처음 본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 의혹 사건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듯 싶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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