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들이 역선택 방지조항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쪽에서는 넣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강조한다. 여론 조사 결과를 놓고 이 같은 논쟁을 벌인다. 실제로 여론조사를 해보면 민주당 지지층에서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높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보다 경쟁력이 있는 윤석열 최재형 후보를 배제하기 위해 다른 후보를 찍는다는 것. 특히 최재형 후보 쪽에서 역선택이라고 주장한다.
유승민이 발끈했다. 역선택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강조한다. 여태껏 이런 적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29일 SNS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경선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자고 하는 것을 두고 "어느 수험생이 자기 입맛대로 시험 문제를 바꾼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한 뒤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은 확장성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유승민은 "역선택 방지가 옳지 않다는 것은, 경준위가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의견까지 듣고 두번이나 결정한 사항이고 최고위가 추인한 사항"이라며 "이제와서 이걸 뒤집겠다는 윤석열 캠프의 주장은 불공정의 극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에 대해 "토론회 하자니까 장기자랑으로 바꿔버리더니, 이제는 자신에게 유리한 무시험 특별전형까지 새로 만들어 달라고 우기는 꼴"이라며 "시험감독이 마음에 안든다고 바꿔 버리고, 친한 검찰 선배를 미리 찾아갔는데 묘하게도 그 분이 심판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는 윤석열이 경선준비위원회(서병수 위원장)가 준비한 후보자 토론회에 반대하고, 그 뒤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되기 전 만남을 가진 것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승민은 정홍원 위원장을 향해서도 "윤 후보의, 윤 후보에 의한, 윤 후보를 위한 시험감독인가. 윤 후보의 조력자인가"라며 "의심받고 싶지 않다면 경준위가 결정하고 최고위가 추인한 경선룰에 손대지 마시라"고 압박했다.
역선택 방지조항에 대해서는 최재형 측이 훨씬 적극적이다. 최재형 캠프는 이날 논평을 내고 유승민에게 "강성 민주당 지지자들이 유 후보를 찍는 게 정말로 본인을 좋아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나"라며 "그렇게 믿는다면 최소한의 상식도 없는 심각한 정치적 난독증"이라고 지적했다. "여론조사를 보면 선거 결과를 훼손하려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개입이 명백"하므로 반드시 역선택 방지 조항이 도입돼야 한다는 게 최재형 측의 주장이다.
최재형 측은 유승민과 함께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을 반대한 홍준표를 향해서도 "민주당 지지자들이 자신을 선택해 지지도가 올라가는 양상을 보이자 갑자기 역선택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과거 홍 의원이 역선택 방지의 필요성을 얘기했던 사례를 꺼내들었다. 역선택 방지 조항을 놓고 이처럼 선두 후보들간에 신경전이 치열해 이 문제는 뜨거운 감자가 될 것 같다.
경선 룰도 굉장히 중요하다. 때론 한 표 차로 승부가 결정될 수도 있다. 누구든지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룰을 정하려 할 터. 룰도 전쟁이다.
#오풍연 칼럼
'국내 정치 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승원 민주당 의원, 국회의장에 “GSGG”라고 했다가 삭제 (0) | 2021.08.31 |
---|---|
이낙연측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기는 억지 아니다 (0) | 2021.08.30 |
20대 ‘표심’을 잡아라 (2) | 2021.08.29 |
윤희숙, ‘초강수 카드’ 또 꺼냈다 (0) | 2021.08.28 |
박지원 국정원장, 불법사찰 정치개입 종식 선언 (0) | 2021.08.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