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정치 감각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의원도 하고, 도지사도 하고, 총리도 하고, 당 대표도 했으면 감각이 뛰어나야 할텐데 내 눈에 비친 이낙연의 점수는 빵점에 가깝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많다. 나름 정치적 계산을 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하겠지만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다시 말해 생뚱맞은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먼저 이낙연 화법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무슨 말을 하든 이른바 ‘앙꼬’가 없다. 따라서 메시지도 약하다. 이것도 같고, 저것도 같다. 정치인의 메시지는 짧고 간결해야 한다. 윤석열이 뜬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이낙연은 두루뭉술한 화법을 많이 쓴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라고 해야 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한 발언을 놓고 말들이 많다. 갑자기 문 대통령을 끌어들여서다.
문 대통령의 인기가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무슨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하니 의아해 한다. 문 대통령 신상에 무슨 일이 생겼나 오해할 수도 있다. 재보선서 진 것 말고는 특별히 달라진 것도 없다. 이낙연이 문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은 뻔하다. 자신의 떨어진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이른바 친문의 관심을 받겠다는 얘기다.
이낙연은 코로나로 자택에 격리됐다가 종료되자마자 지난 15일 오후 집 밖으로 나와 가깝게 지내는 의원 20여명과 회동, "죽는 한이 있어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발언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 강성 지지자인 '친문' 등에게 지지를 호소하기 위함은 말할 것도 없다. 이처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니 더욱 문제다. 그런 하수는 누구나 쓸 수 있고, 또 쓰면 웃음을 산다.
문 대통령의 오랜 지지자인 황교익이 이낙연을 때렸다. 왜 뜬금 없이 대통령을 소환하느냐는 것. 그는 1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왜들 갑자기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그러시는지"라고 한마디 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께 무슨 일이 발생했나“라고 되물었다. 문 대통령 주변에 아무 일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낙연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낙연을 겨냥했음은 앞 뒤 문맥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황교익의 지적이 옳다. 그는 "잘못이 없음에도 비열한 공격을 당하는 사람이 있으면 그가 대통령이든 장관이든 시민이든 그를 지켜주어야 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며 "문재인 대통령이니까 그를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인간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우리가 지켜야 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람이 먼저다' 정신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교익은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에 아무 일도 없다. 그러니 미리 나서서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어색한 일"이라며 "인간의 도리를 다하겠다는 결심 정도는 속으로 해도 된다"고 지적했다. 이낙연을 머쓱하게 한 셈이다. 더 심한 말을 하는 사람도 보았다. “그 사람 서울법대 나온 것 맞아요” 이낙연이 귀담아들어야 한다. 비웃음거리가 돼서야 되겠는가.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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