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 선거 투표하는 날이다. 물론 전국적인 선거는 아니라서 공휴일은 아니다. 보통 재보궐 선거는 투표율이 떨어진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 다를 것 같기는 하다. 지난 2~3일 실시한 사전 투표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그 같은 흐름이 본투표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 어느 때보다 국민들의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광역단체장은 서울, 부산만 치러지는데 전국민이 주목하고 있다. 그만큼 열기도 뜨거웠다.
하지만 선거운동은 창피할 정도로 수준 이하였다. 정책 대결은 실종되고, 네커티브 공방만 벌였다. 그것이 선거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탓이다. 나도 서울시민이지만 생태탕만 생각난다. 이 역시 역대 최악이다. 정치권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국민 수준은 상당히 올라와 있는데 그들만의 리그를 하고 있어서다. 이번 보선이 끝나면 정치판도 확 바뀔 것으로 본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 모두 죽을 수 있다.
어쨌든 투표는 꼭 해야 한다. 민심의 위대함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누구를 찍든 그것은 자유다. 투표를 포기하는 게 더 나쁘다. 민주주의는 참여를 통해 꽃 피울 수 있다. 참여하지 않는 시민정신은 평가받기 어렵다. 반드시 투표해야 할 이유다. 우리 식구 3명은 이미 사전투표를 마쳤다. 34살 짜리 아들도 먼저 앞장섰다. “아빠 이번에는 꼭 투표를 해야겠어요”
민심의 향배는 뚜껑을 열어보아야 알 수 있다. 여야는 서로 승리를 장담했다. 미리 진다고 할 측은 없다. 마지막까지 이긴다고 주장하는 게 선거이기도 하다. 막상막하가 될지, 큰 표차가 날지는 알 수 없다. 그것 또한 민심에 달렸기 때문이다. 결과가 나오면 승복해야 한다. 하지만 고소고발이 난무해 선거가 끝나도 한동안 시끄러울 듯 싶다.
“아빠, 생태탕이 뭐야” 아내가 나에게 물었다. 생태탕 보도가 하도 많이 나오니까 궁금한 듯 했다. 민주당이 ‘생태탕' ‘페라가모 구두'를 부각시킨 것과 무관치 않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선거 하루 전날인 6일에도 생태탕 집 아들이 ‘오세훈 후보가 2005년 6월 신었다’고 주장한 페라가모 신발 사진을 네티즌들이 찾아냈다고 밝혔다. 그런데 아들이 최근 언론에 오 후보가 신었다고 밝힌 신발은 하얀색이고, 박 후보가 ‘네티즌들이 찾았다’며 밝힌 신발은 검은색이었다. 물론 아들은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야당도 불만을 터뜨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5일 교통방송 진행자인 김어준씨가 오세훈·박형준 후보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익명의 제보자들을 잇따라 출연시킨 것과 관련, “2시간 내내 반론의 기회를 안 주고 일방의 얘기를 내보낸 것은 악의적이고 의도적”이라며 “선거관리위원회는 즉각 TBS에 대한 선거법 위반 검토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철근 선대위 대변인도 “여당이 불리한 이슈에는 여당 해명 방송, 야당을 공격하는 이슈에는 네거티브 특집 방송으로 쓰인다”면서 “이게 방송이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들었다. 선거유세는 끝났다. 이제 심판만 남았다.
#오풍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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