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명절은 기쁜 날이다. 온 가족이 모여 정담을 나눈다.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는 형제들이 모여 차례를 지낸다. 맛있는 음식도 나눠 먹는다. 식구들의 근황도 상세히 알 수 있다. 전화 통화만으로 부족한 얘기를 밤새 한다. 잠 자는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도 피곤한줄 모른다. 정겹기 때문이다.
큰 댁에서 먼저 차례를 지낸다. 사촌들이 모두 모인다. 조카들도 여럿 있다. 대가족이라 50여명은 족히 된다. 제주(祭主)는 큰 아버지. 올해 여든이 되셨다. 건강이 좋지 않은 편이다. 술을 부어 올리는 손이 떨린다. 다리도 힘이 없어 절을 하는데 힘겨워 보인다. 이번 제사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조상들에게 예를 올리는 것 같다. 가족들도 대강 짐작은 하고 있다. 그래서 분위기는 더 숙연했다.
10여년 전 돌아가신 숙부님 생각이 났다. 폐암으로 두어해 고생을 했다. 병원에 계시다가도 설과 추석 제사에는 참석했다. 엎드려 절을 하는 시간이 길었다. 꼭 낫게 해 달라고 애원하는 모습이었다. 눈가에는 이슬이 맺히곤 했다. 올핸 큰 아버지의 수척한 모습이 가슴을 저미어 왔다. 건강을 살 수는 없을까.
반응형
댓글